우리 세계의 모든 말 - 둘의 언어로 쓴 독서 교환 편지
김이슬.하현 지음 / 카멜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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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작가이자 동갑내기 친구, 김이슬과 하현 작가가 브런치 플랫폼을 통해 교환한 편지 묶음집. 그들은 다른듯 같고 서로의 일상과 마음을 많이 공유한, 단순 친구라기엔 애틋함과 동료애가 강한 결의 우정을 지니고 있다.

이 책은 하현 작가님의 글 톤에 <그렇게 밤마다 우리는 이야기가 되겠지> 를 통해 팬이되며 #관객의취향 에서 구매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한 편지에 한권의 책에 대해 소개하는 독서교환일기로서는 초반엔 관심이 없었다. 최근 몇달사이에 <채링크로스 84번지> 를 시작으로 두 화자가 한 책이나 대중매체에 대해 펜팔일기 쓰는 책을 4-5권 읽어서 그런지 이 책 속이 소개된 각자의 책 설명이나 매력어필은 다소 약한거 아닌가 라고도 생각했었다. 책과 내 이야기 밸런스가 깨졌다고도 셍각했었고.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반론 1.
무언가를 소재로 펜팔을 쓰는데 #1 목표는 일단 정보전달이라기보단 서로의 감정을 돌보고 서로를 세워가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반론 2. 이 책 부제인 ˝둘의 언어로 쓴˝ 에 주목. 한 책의 전반적 플롯이나 설정이 매력적일수도 있지만 지금 내가 직면한 고민과 가장 밀접한 몇페이지에 ˝꽂혀서˝ 쓸 수 있는것 또한 독서편지 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두 작가가 서로의 말랑하다못해 물렁해서 흠이난 복숭아를 우리에게 보여주며 이 복숭아의 향기와 계절한정 정경을 찬미하는 책이다. 약하면 약한대로 서로를 안고가고, 같은 기억속 다른 포인트를 끌어내며 그 추억을 더 귀하게 광나도록 닦는다. 그리고 그 생각의 사적과 끝엔 그들 손에 잡힌 책의 한 구절이 있다.

이 독서편지가 다른 유사 장르책과 하나 차별되다 느낀건 시가 많이 등장했단 점 이다. 열심히 접하고 있지만 아직 시는 왈가왈부하려면 평론가여야 하거나 기초식견이 좀 있어야겠지란 생각이 들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김이슬 작가가 읽고 반추하고 자신의 언어로 소화하는 시는 저 하늘이 떠있지 않다. 지금 내 감정과 고민과 밀착된 시, 그리고 시를 둘러싼 마음들을 읽고 함께 느끼며 시에 대한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진게 좋았다.

무엇보다, 개인적인듯 보편적인 두 여성의 편지는 내가 소심히 함께 껴서 같이 어깨동무하고싶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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