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떠나기 위해서는 머물러야 한다. 슬픔과 고통과이별에는 충분한 시간과 확실한 공간이 필요하다. 그것을애도의 시공간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까. 애도 없이 찾아오는 변화와 평화는 과도하게 진압된 평온과 다르지 않다.
애도가 없는 곳에서 상처는 덧날 것이다.  - P166

생애는 완벽할 수 없고 완벽할 필요도 없다.
소설을 마무리하는 동안 나는 그렇게 생각하곤 했다.
그리고 그 완벽하지 않음은 또다른 투신과 좌절과 희망으로 다시 완벽으로 나아간다, 다치면서, 부서지면서 - P173

윤주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기회가 와서 잡았을 뿐이고 애정을 갖고 노동했으며 그 노동의 대가로 돈을 받아 꾸려졌던 삶…… 평범해 보이지만그 평범함을 유지하기 위해 늘 바빴고 발을 동동거리며뛰어다녔는데, 이 세계에선 그런 삶이 언제라도 비웃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윤주를 무기력하게 했다.  - P54

윤주야."
그가 불렀다. 그는 윤주야,라고 불렀을 뿐인데도 윤주는 목마름을 일깨우는 비바람이 온몸을 관통한 것 같은반가운 통증을 느꼈다.
윤주야, 네가 명복을 한번 빌어줄래?"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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