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각자 말캉한 부분들이 있다. 치부 라기엔 사소하지만, 그 당사자는 나름 자신을 소개할때 스윽 빼고싶은 그런 약점같은 말캉한 부분. 이 책은 9명의 글쓰는 문학/비문학인이 제목대로 자신의 ‘복숭아‘ 같은 말캉한 컴플렉스를 허심탄회하고도 경쾌하게 털어놓는 에세이 앤솔로지다. 이 책은 매우 손에 잘 붙었고 읽으면서 잔잔한 미소가 배시시 흘러나왔다. 특히 내가 작가진 중 절반의 이전 책들을 보고, 그들이 얼마나 프로페셔널하고 진중한 직업인들인지 를 먼저 안 뒤 이 책을 접해서 일것같다. 누가 알았겠는가. <지독한 하루> , <만약은 없다> 에서 생사를 다투는 병원에서 사람살리는 치열함을 보여준 이국종 교수님 뺨치는 카리스마의 남궁인 의사선생님이 미 이상은 안올라가는 음치였단걸. <식물의책> 으로 우리에게 도시에 있는 식물의 생각해보지 못한 면을 알려준, 말투만으론 차분하고 세심 그자체일것같던 식물세밀화가 이소영님의 성격은 후천적으로 만들어진거라는걸. 그리고 그분의 최애는 클래식이 아닌 케이팝이라는 것조차!! 사실 나처럼 이전에 이 필진들의 전작을 읽지 않았어도 충분히 어른이 된뒤에 정말 친한 죽마고우거나 가족아니면 안 할 썰들은 가득하다. 최지은님의 과자 (그것도 괴과자!) 사랑 연대기나 금정연님의 애증의 LG 야구팬덤같은. (특히 LG 얘기가 나온 구절에 내가 응원하는 프로게이머 이름을 넣어도 아무 어패가 없다는대서 주먹물고 울뻔했다) 사진처럼 자두나 말캉한 물복숭아를 한입 베어물고, 에이드나 맥주한캔 마시며 유쾌히 넘길 수 있는 9인9색 에세이. 이 여름과 잘 어울리는 이 책. 강력추천! * 이 서평은 북클럽문학동네에서 출간전 가제본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