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의 조금
유진목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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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거짓의 조금 (유진목, 2021)

책 제목은 <거짓의 조금> 이지만 사실은 저자의 진실, 혹은 진심의 조금이 책 표지에 있는 돌덩어리들만큼 각 페이지에 들어가있다고 생각한 시인 유진목님의 산문집.

내가 읽은 저자의 첫 책은 시집 <식물원>. 매우 흥미로운 시집이었다. 음악으로 따지자면 존 케이지의 4분 33초 같았다. 시집 초반에 식물원 입장안내멘트가 나오고 시집의 절반이 빈칸이다. (아니, 숫자는 매겨져 있다) 가끔 사진 몇개. 그 뒤 나오는 글은 고통을 회상하는 몇줄.
이런 형식도 시, 시집이 될 수 있나? 라고 생각하게한, 나름 파격적이라 생각한 시집. 그래서 이 산문집은 호기심반, 표지에 홀린거 반으로 찾아 읽었다.

짧게 말하자면 무거운데 절망적이지 않다. 무겁고 묵직하고 끊임없이 고통과 죽음에 대한 기억들, 나와의 끝없는 싸움에 대해 비선형적으로 말하고있는데 거꾸로 그래서 저자가 살고 싶은걸로 보이고 느껴진다.
작가의 말에 ˝덜 죽고싶었으면 좋겠다˝ 라는 문장부터 느껴졌다. 진짜 죽고싶은 사람이라면 이런 말이 생각안난다. (경험이다)

저자는 가족과, 종교단체와, 이전 결혼생활에서 많은 불화와 고통이 있어온 것 같다. 그리고 그 경험과 감정을 수많은 자기와의 싸움으로 나름 나신을 파괴시키지 않는 선에서 생각을 정리한듯 보인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우울증. 그리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내가 죽어야할까 살아야 할까에 대한 단상들은 역설적이게도 비슷한 고민으로 삶이 멈추어 있는 사람들에게 만약 이 책을 읽는다면 힘이 될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정말 우울하고 삶의 의욕이 없을때만큼 가짜 위로나 값싼 밝음이 절망적일땐 없으니까. 되려 현재 나만큼 괴로워보고 지금도 고민하는 사람의 솔직한 말과글이 힘든이에겐 공감이 되고, 내가 적어도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할거라 생각한다.

만약 북토크라도 가게되면 작가님께 여쭤보고싶다. 왜 제목은 <거짓의 조금> 이 되었는지. 왜냐면 이 책에서 거짓과 과장은 한톨도 보이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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