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코피에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의 연주에 있어서 정말 최고의 명연입니다. 아마 이 음반을 능가하는 연주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녀의 특이인 휘몰아치는 템포와 이 난곡을 그냥 두들겨 대는 것을 듣고 있으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엔 들지 않습니다. 아바도의 서포트도 충실하게 되어있다. 특히 호른이 강하게 투티에서 나옵니다.사족으로 그녀의 연주스타일이 라이브에서와 녹음이 다른데, 제가 그녀의 이 곡에 대한 라이브(2000년, 2002년도 실황)를 들어보면 이 음반에서의 녹음과는 상당히 다르게 접근합니다. 라이브에서는 여기에서와 다르게 정말 엄청나게 빠르게 밀고나가서 오케스트라가 못 따라올 지경입니다. 아주 도발적이고 격렬합니다. 따라서 실황과 이 녹음을 비교하면 격렬함에 있어서 후자가 약간은 아쉽습니다. 바람이 있다면 그녀의 실황이 음반화 됐으면 합니다.라벨 피아노 협주곡도 최고 순위에 드는 연주인데, 88년도 쯤에 이곡을 아바도와 다시 녹음했는데 88년도의 녹음은 터치의 강렬함에 있어 이 음반에 한참 못미친다. 1악장 후반의 피아노의 맨 아래의 라음을 다루는 데 있어서 젊은날의 녹음이 훨씬 격렬하게 연주되고 있다. 아바도의 관현악도 이 음반이 훨씬 마음에 든다. 88년도보다 목관악기와 금관악기의 연주가 훨씬 재즈적이고 유머스럽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보에의 소리가 위트있다.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는 정말 유명한 연주입니다. 그녀의 스타일과는 다르게 이 곡을 바라보는 관점이 상당히 진지합니다. 템포도 예상을 뒤없고 그리 빠르지 않지만(스카르보도) 이 곡의 긴장감을 서서히 증폭시키면서 구조적으로 탄탄한 연주를 보여줍니다.1악장 물의요정에 있어서 어려운 오른손의 트릴을 잘 표현해내고 있고 터치의 신중함은 눈에 보일 정도 입니다. 클라이막스에 있어서 터치의 강렬함은 다른 연주자를 능가합니다. 건반을 강타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난곡중의 난곡인 스카르보에 있어서 그녀의 눈부신 기교가 발휘되는데, 1주제에 있어서 강약조절이 아주 놀랍고 페달의 교묘한 사용으로 스카르보의 장난스런 느낌을 정말 잘 전달합니다. 끝날 때의 튕겨져 나갈 것 같은 터치로 인해 곡을 잘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아쉬움은 로르티처럼 왼손반주를 페달을 밟지 않고 논레가토로 처리했으면 더 좋은 해석이 나오지 않았을지....녹음이 오래된 것이라 최신의 디지털 녹음처럼 피아노소리가 잡혀있지 않는게 안타깝지만 그녀의 멋진 연주를 MID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강력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