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아르헤리치의 자켓사진을 보면 연주자의 성향을 나타내듯이 여류피아니스트의 예쁘장한 모습보다는(최근에 나온 엘렌 그뤼모의 소나타집을 보기바란다) 카리스마적인 분위기가 뿜어져나온다.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를 제외한 나머지 곡들은 60년도의 녹음으로 아르헤리치가 20살 되던해 연주된 것이다. 단지 대학교 1-2학년의 연주라고는 밑겨지지 않을정도로 완벽한 연주인데, 쇼팽의 바르카롤에서의 라틴적인 강렬함은 다른 연주에서는 보지 못할 모습이다.여기서의 하일라이트는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인데 아르헤리치의 연주성향이 그렇듯이 아주 빠른 템포로 진행된다. 몇몇 사람들은 너무 몰아붙이는 연주라 정교함이 없다고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리스트의 해석방식은 비르토오조의 모습을 정말로 극대화시키는 것이 세부적으로 정교하게 다듬고 곰씹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이 지론이다.그녀의 템포는 리히터를 압도한다. 물론 터치는 리히터보다는 약하다. 곡의 세련도는 이만한 연주가 없다고 생각한다. 중간의 F샵 장조의 느린 부분에서의 겹화음을 이렇게감동적이고 청량하게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이 곡의 클라이막스에서의 엄청난 옥타브 연주는 정말 압권이다. 엄청난 스피드로 진행되는 것을 듣고 있으면 이게 바로 리스트가 원하던 모습이 아닐까 할 정도로 대단하다.단점은 녹음에 있어서 피아노의 소리가 다소 산만하고 음이 퍼져있게 잡혀있다는 것이다. DG의 피아노 녹음치고는 그렇게 좋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물론 감상에 있어서 지장은 거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