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눈에도 가끔 내가 안 보이는 것 같단 말이지. 그러니까 화를 내고 싶어도, 내 생활을 되찾고 싶어도 ‘여기에 없다‘란 출발점에서 시작해서 ‘있다‘는 걸 먼저 입증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될 것 같다고 할지. 그렇지만 그런 용기는없단 말이야. 일어설 수 없는걸." - P27

이 사람은 사회에 대해 해야 할 역할이 있어서 매일 바쁘구나, 앞을 보며 나아가고 있구나. 바꿔 말해 내 인생과 전혀다르구나. 투명인간이 아니구나. 그 모습이 눈부시면서도, 조금 쓰라리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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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계를 쳐다보았다. 종아리에서 나간 스타킹 올이 천천히위로 올라오듯이 실패했다는 예감이 서늘하게 밀려왔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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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즘의 어떤 기교들은 관습 중의 관습이 됐고, 그래서 어떤 작가들은 리얼리즘이라는 이름을 관습 그 자체와 부주의하게 동일시하며 거부한다. 그 대신 실험적인(아니, 시험적인) 소설로 독자를 실험(아니, 시험)하거나, 서사 구축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척하면서어설픈 문장 연습을 하거나, 다른 텍스트로부터가져온 발상과 인용으로 소설을 채우는 자신과 사랑에 빠진다. 관습적이라고 배척되는 세계 안에서일급의 기예와 평범한 기술을 구별해내는 것이야말로 우드 같은 전문가의 일이다. - P17

큰 결정을 했다는 사실이 서서히 드러나게 되지만정작 그 당시에는 그렇게 느끼지 못했고, 이를 깨닫는 데 수년이 걸렸다는 점이다. 그 결정을 회고하면서 이해하는과정이 사실은 하나의 삶을 구성하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 l이제는 무언가를 하기에는 너무 늦었고, 무엇을 해야만 했는지 알기에도 너무 늦었다. 그리고 그 또한 괜찮을지도 모른다.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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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말이다......." 비디는 말을 계속했다. "만약 그게 그녀에게 앙갚음을 하기 위한 것이라면, 내 생각에 물론 네가 누구보다도 잘 알겠지만 그녀 말을 무시해 버리는 것이 훨씬 더훌륭하고 의연한 방법일 거야. 그리고 만약 그게 그녀의 호감을얻기 위한 것이라면, 내 생각에 ・물론 네가 누구보다도 잘 알겠지만 그녀는 그럴 만한 가치가 없는 여자 같구나."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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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불쌍한 우리 어머니에게서, 고되게노예처럼 일만 하면서 정직한 마음에 상처만 입고 평생 하루도마음 편하게 지내지 못하는 그런 여자의 모습을 너무나 뼈저리게 보았단다. 그래서 여자에게 올바른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잘못을 저지르는 걸 끔찍이 두려워하게 되었단다. 그래서 차라리 다른 방식으로 잘못을 해서 내가 좀 불편하게 사는 것이 둘중에 그래도 낫겠다고 생각했지. - P94

걸어가기 시작했다. 길을 따라 걸어가면서 나는 그날 내가 보았던 모든 것들을 깊이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내가 천한 막노동꾼소년이라는 점과, 내 손이 거칠다는 것, 내 구두가 두껍고 흉하다는 것, 네이브를 잭이라고 부르는 천박한 습관을 내가 지니고있다는 것, 내가 어제까지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무지하다는 것과, 전체적으로 볼 때 내가 비천하고 불량한 존재라는 사실 등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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