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느낌을 받았다. 연민을 받으려면 아주 불행해 보여야 하고 동•정을 유발시키려면 아주 약해 보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또는, 고통은말이 없어야 하고 불행은 즐거워야 하며 절망도 깔끔해야 하는 이도박장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소스라치게 하려면 아주 참담한 모습을 지녀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젊은이가 들어왔을 때 그 냉랭한 마음들을 뒤흔든 전에 없던 느낌 속에는 그 모든 것이 다 들어 있었다. - P34

첫는에 노름꾼들은 이 신참내기의 표정에서 어떤 끔찍한 수수께끼를 읽어냈다. 그의 젊은 용모에는 어떤 난해한 기품이 서려 있었으며, 눈빛은 배반당한 노력과 수없이 기만당한 희망을 내비치고 있었다. 자살을 암시하는 불길한 태연스러움이 병색이 도는 창백하고 윤기 없는 안색으로 나타났고, 쓴웃음이 양쪽 입가 옅은 주름 속에 어렸으며, 표정에는 보기에도 안쓰러운 체념이 역력했다. 그의 두 눈은 쾌락 끝의 피로 같은 것으로 덮여 있었지만 그 깊은 곳에는 무엇인가 은밀한재능이 번뜩였다. 예전에는 순수하고 열정적이었을 이 고결한 용모가지금은 퇴락해버린 것은 방탕한 생활이 그 더러운 낙인을 찍었기문일까? 아마 의사들은 양쪽 눈꺼풀을 둘러싸고 있는 둥그런 노란자 - P34

젊은이는 세련된 연미복을 걸쳤지만 조끼와 넥타이가 너무 어색할 정도로 빈틈없이 결합되어 있어서 드레스 셔츠를 입지 않아 그랬을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손은 여자 손처럼 예뻤지만 깨끗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이틀째 장갑 없이 지냈으니 말이다! 도박장 안의 딜러와 종업원들조차 화들짝 놀란 것은 이 가냘프고섬세한 몸매와 본래부터 곱슬곱슬한 보기 드문 금발 위에 순진무결한매혹이 피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 P35

한 야망은 보는 것이었네. 보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니던가? 그리고, 오! 젊은이, 안다는 것은 직관적으로 즐기는 것이 아니던가? 그것은 사실의 실체 자체를 발견하고 그 실체를 본질적으로 휘어잡는 것이 아니던가? 물질적인 소유 다음에는 무엇이 남는가? 관념뿐이네. 그러니 생각해보게, 모든 현실을 자신의 생각 속에 새겨넣을 수 있어서, 이 세상행복의 원천들을 자신의 정신 속에 옮겨놓고 거기서 속세의 때는 다벗어버린 이상적인 관능을 뽑아내는 사람의 삶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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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첫째는 자신이 얼마나 혜택받은인생을 살아왔는가 하는 사실이다. 둘째는 자신은 이제 젊지 않다는 사실이다. 셋째는 그런데도 아직 늙은이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 P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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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지하철에서 흔들리며 앞으로 자기 인생은 이런일의 반복이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예감, 어렸을 때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방치되어 자랐는데도 앞으로는 자기 어깨에 친정인 가쓰라가의 성가신 일이 덮쳐오지 않을까 하는 예감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었다. 나쓰키가 아니라 미쓰키의 전화번호가 먼저 보였던것도 우연으로 생각되지 않았다. - P183

"아내를 끔찍이 사랑하셨군요."
미쓰키는 얼마 후 천장을 향해 소리내어 말했다.
"나는 사랑받지 못했다."
S미쓰키는 그 말을 소중히 여기기라도 하듯이 되풀이했다.
"나는 사랑받지 못했다."
그러고는 베개 위에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고쳐 말했다.
"나는 내가 바랐던 것처럼 사랑받지는 못했다" - P330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어머니는 왜 그런 사람이었을까. - P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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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랜 시간을 살아왔지만 사는 것에는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았다.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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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가까운 정치적 혼돈은 역설적으로 파리 시민들에게 과도한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 7월 혁명과 2월 혁명 모두 파리 시민들의 힘으로 성취된 것이었다. 1789년의 대혁명까지 합하면 반세기 동안 파리 시민들은 세 명의 왕을 시민의 힘으로 축출한 셈이었다. 일찍이 경험해 본 적 없는 정치적 격변은시민들에게 혁신을 갈망하고 반대로 고전적인 전통을 경멸하게끔 만들었다. 문학이 가장 먼저 이러한 경향을 간파했다. 스탕달Stendhal (1783-1842)이 『적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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