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책을 읽었다. 그의 독서방식은 간단치 않았다. 먼저 그는 한 음절 한 음절을 음식 맛보듯 음미한 뒤에 그것들을 모아서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읽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단어가 만들어지면그것을 반복해서 읽었고, 역시 그런 식으로 문장이 만들어지면 그것을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다. 이렇듯 그는반복과 반복을 통해서 그 글에 형상화된 생각과 감정을자기 것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 P44

그는 도대체 인간의 언어가 어떻게 해서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가를 깨달을 때까지, 마침내 그 구절의 필요성이 스스로 존중될 때까지 읽고또 읽었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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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자신에 대해 말하면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몸뚱이를 감싸고 있는 보호막이 벗겨지는 것 같았다. - P25

누군가 자신에 대해 말할 때면 어김없이 그러하듯. 통째로 삼켜지는 느낌. 옴짝달싹할 수 없이 숨통이 조여드는 느낌. 어미에게 집어삼켜진 코스타리카 블루진처럼.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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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총리가 선포했었잖아. 이제부터 모든 지식은 넷(Net)을 통해서만 공유된다고, 종이책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지식과 정보의 편향, 불균형, 독점을 옹호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엄벌에 처하겠다고. 난 아빠가 어릴 때부터 하도 노래를 불러서 그때 구호까지 알고 있다니까. 우리의 미래에 펼요한 것은 책이 아니라 인격이다. 옛 지성은 재로 사라지고그 잔해 속에서 새 인격이 탄생할 것이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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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기의 새 부모는 어떻게 선택될까? 일련의 사건과 마음의결정을 통해서다. (중 략) 나에게 그들은 모두 나름대로 뛰어나고, 맞붙어겨뤄보고 싶은 사람들이었고, 유력한 사상을 몸소 실천하거나지지하고, 내게 처음으로 이 세상과 세상의 주장을 두루 가르쳐준 스승이었다. 그들은 저마다 자기 차례가 되었을 때 유산을 남기고 사라져야만 하는, 그렇게 해서 내가 완전한 고아 신세, 즉완전한 성년으로 진입하도록 길을 터준 존재였다. 그렇게 성년이 되고 나면 나는 이 세상에 완전히 혼자 남게 되는 것이다. - P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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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반된 비현실적이고 위선적인 말들. 그건 아이라처럼 배운 게없고 교육을 못 받은 사람에게 억지로 떠먹이는 음식이었다고할까. 머리 쓰는 일에 서툰 성인에게 지적 마법을 걸어 엄청난사고 전환을 주입하는 거였어. 아이라처럼 지능에 한계가 있고흥분을 잘하는데다 화가 나 있는 사람을 세뇌시키는 거였어…그 자체도 하나의 주제일 거야, 생각의 부재와 격분의 연관성. - P108

책과 겨루는 법을 내게 처음으로 가르쳐주었던 사람이 돌아와 지금은 내 앞에서 노년과 겨루는 법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건 놀랍고 숭고한 기술이었다. 그 어떤 것도 강인한 인생을살아낸 것보다 노년에 대해 더 잘 가르쳐줄 수 없기에.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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