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그 어색한 상황을 무마하려 공허한 얘기를 떠들어 대면, 매든 씨는정중히 경청하다가 그녀의 눈동자에 비친 히스테리와그녀의 뺨 위에서 뜨겁게 번져 가는 그 지긋지긋한 홍조를 보게 될 터였다. 그러면 매든 씨도 이곳을 떠날터였다. 그보다 먼저 그녀를 두고 빠져나갔던 그 모든남자들처럼. 그래서 그녀는 기다렸다. 그녀는 식탁 가장자리를 두 손으로 꾹 누르고 있었다. 조금 지나자 얼굴이 점점 달아올랐고, 지긋지긋한 홍조와 타는 듯한 감정이 목을 타고 올라오는 듯했다. - P48
하지만 이방인이나 다름없는 사람한테 이렇게사적인 얘기를 털어놓다니 좀 의아하긴 해. 마치 소설같잖아. 잘 모르는 사람끼리 만나 공감대를 이루다가연애나 사랑의 불꽃이 팍 튀는 그런 이야기 말이야. 비록 어리석은 상상일 뿐이라는 걸 그녀 자신도 알고 있었지만, 주디스는 다시금 공상에 빠져들고 말았다. - P108
그 말은 그녀의 오래된 실수였고, 오래된 자랑이었으며, 동정심을 막는 방패였다. 이 특별한 날에아무도 당신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말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방패. 그리고 오래된 실수. 이제 이 남자는 가 버리겠지. - P129
남자들은 늘 이런 식이야. 그녀는 생각했다. 다들 나랑단둘이 있는 게 싫은가 봐. 마치 도망치려는 것처럼. 무슨 소리야, 숀은 그냥 애잖아. 쟤 아기 때 네가 작은털 양말 떠 준 거 잊었니. 하지만 숀은 남자야. 다른 모든 남자와 마찬가지로 남자야. 그리고 지금 나를 떼어 내고 싶어 하고. 남자들은 주변에 붙잡고 싶은 여자가 없으면 어디로든 달아나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 들잖아. 다들 그래. 두려워해. 나랑 짝이 될까두려워하지. - P151
버스는 빙빙 돌아 마지막 정류장에 이르렀다. 외로운밤, 외로운 방에.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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