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발코니로 나간 엘런은 새로운 장소에 발밑으로 보이는 마을에, 고요함에, 어딘가 있을 바다에 매혹된 채로 가만히 서서 탄산수를 홀짝였고, 애틋하고 무거운 추억에 사로잡혀 어렴풋한 과거를 떠올렸다. 다른 냄새들, 아일랜드 거리에내린 흰 서리, 유리그릇에 담긴 얼굴용 파우더와 그 위에 놓인커다란 퍼프, 연보랏빛 비둘기 가슴, 이런 것들과 이 새로운 장소를, 그간 다녀 본 어떤 장소와도 닮지 않은 이곳을 비교했다. 산산이 부서지는 빛, 색깔 없는 엘런의 살갗. 쇠붙이처럼빛을 반사하는 주택. 엘런은 그곳에 한 시간 넘게 머물렀다. 가죽 벨트를 찼던 비행기 안의 남자와 호텔 복도에서 마주친벌거벗은 남자를 떠올렸고, 여기저기서 엘런을 기다리고 있을다른 남자들도 상상했다. 아들 생각은 하지 않았다. - P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