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는 단순히 성과 폭력이호환 가능한 분위기만을 만드는 게 아니라, 이성애 성관계에서 남성이해도 괜찮다고 여기는 행동의 범위를 확대한다. 그리고 이 행동들은 여성들끼리 상호 존중하며 사랑하고 사랑받을 잠재성을 포함해, 여성의자율성과 존엄성, 성적 잠재성을 반복적으로 박탈한다. - P251
어린 시절부터 동화와 텔레비전, 영화, 광고, 대중가요, 화려한 결혼식을 통해 여아에게 주입된 이성애 로맨스 이데올로기를 배리의 자료가 입증하듯이 손에 쥐고 망설임 없이이용한다. 여성 세뇌는 ‘사랑‘을 하나의 감정으로 바라보게 하는 서구의 개념이지만, 더욱 보편적인 이데올로기는 남성의 성적 충동이통제할 수 없는 우선권을 지닌다는 개념에 집중한다. 배리는 여기에대해서도 통찰력을 제공한다. - P257
일부는 스스로 자유롭고 ‘선천적인‘ 이성애자라고 생각하는 이들이여성의 이성애가 ‘선호‘가 아니라 힘으로 강제, 관리, 조직, 선전, 유지되어온 사실을 인정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성애를 하나의 제도로 검토하지 못하는 것은 자본주의 경제체제나 인종차별주의라는 카스트제도가 물리적인 폭력과 거짓 의식을 포함한 다양한 힘으로 유지 존속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여성의 ‘선호‘나 ‘선택‘으로서 이성애에 의문을 제기하는 행보는그리고 이에 따른 지적, 감정적 작업을 감수하는 일은-이성애자로정체화한 페미니스트에게 특별한 용기를 요구하겠지만, 나는 그 보상이 매우 클 것으로 생각한다. 사고의 구속이 풀릴 것이고, 새로운길을 탐색할 수 있을 것이며, 또 하나의 거대한 침묵을 깨뜨리고, 개인적인 관계에서도 새로이 명쾌함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 P261
는 사실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여기에 풍부한 내적 삶을 공유하거나, 남성 독재에 대항하는 유대나, 실천적이고 정치적인 지지를 주고받는 등 여성들 사이에 맺는 다양한 형태의 일차적이고 강렬한 관계가지 모두 포괄하는 수준으로 확대한다면, 또 메리 데일리가 정체화한결혼저항 같은 연대와 ‘길들지 않은‘ 행동(낡은 의미들: ‘다루기 어려운‘ ‘고집센‘ ‘제멋대로인‘ ‘행실이 나쁜‘ ‘구애에 넘어가지 않는 여자‘)"에 대해서도 그 용어를 사용할 수 있다면, 우리는 레즈비어니즘이라는 단어의 제한적이고 임상적인 개념 때문에 닿을 수 없었던 여성 역사와 여성 심리학을 비로소 제대로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P262
, 이성애 선전 선동과 여성을 남성의 성적 이용을 위한 존재로 규정하는것에는 ‘성 역할‘이나 ‘젠더‘ 스테레오타입, ‘성차별주의 이미지‘를뛰어넘어 엄청난 수의 언어적이고 비언어적인 메시지를 포함하는인식 가능한 현실 체계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을 저는 ‘의식의 통제‘라고 부릅니다. 남성을 위한 성적 이용물로서 존재하지않는 여성의 가능성-레즈비언 가능성은 묻히고, 삭제되고, 폐쇄되고, 왜곡되고, 잘못 명명되고, 지하로 내몰렸습니다. - P283
살다 보면 그 순간 곧바로 배신임을 알게 되는 배신을 저지를때가 있다. 그 일도 그랬다. 그 일 말고도 너무 반복적이고 일상적이어서 어떤 기억의 흔적도 남기지 않고, 오직 비참함과 점점 무뎌지는 자기혐오의 찌꺼기만 쌓이는 배신도 있었다. 이런 배신은 말이아니라 침묵의 형태를 띨 때가 많았다. 반여성적인 농담이나 인종차별적 농담, 반유대주의 농담을 하며 다들 웃는 앞에서 침묵하기. 침묵하고 나서 망각하기. 우리가 존경하는 사람이, 그 용기와 웅변으로우리를 감동하게 한 사람이 억압자의 언어로 말하는 것을 못 들은척하기. 저 사람이 정말로 그럴 의도는 없었어. 진짜로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어. 그러나 배신은 주전자 속의 일처럼 눈에 보이지 않은 채로 쌓이고 쌓여간다. - P300
‘유일한‘ 토큰으로 살아가는 외로움은 외로움으로 느껴지지 않을 때가 많지만, 죽은 메아리 방에 있는 느낌이다. 마땅히 울려 퍼져야 하는 것들이 울려 퍼지지 않는다. 언젠가 베벌리 스미스가 유색인 여성들이 서로의 ‘행동에 영감을 주는 이야기를 글로 쓴 적이 있다. ‘행동에 영감을 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을 때, 오직 문화에 따라행동할 때, 그곳에는 위축과 쇠퇴만이 존재하고, 그 모습은 부분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 P306
가끔 각각 너무 멀리 떨어진 자리에서 너무 오래 지켜봤다는 생각이 든다. 백인, 유대인, 반유대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 반인종차별주의자, 기혼자, 레즈비언, 중산층, 페미니스트, 고향을 떠난 남부인. 나는 뿌리에서 갈라져, 이것들을 전부 하나로 통합할 수 없다. 글속에 반유대주의와 인종차별주의의 의미에 대해 내가 경험한 대로, 또 내 삶 밖에서 그것들이 서로 교차한다고 믿는 대로 담아보고 싶었다. 그러나 아직은 그렇게 할 수 없다. 이렇게 생각하고, 메모하면서도 긴장감이 느껴진다. 한쪽 현실을 바라보는 사이 또 다른 현실이 흔들리며 흩어질 것이다. - P316
시인 스스로 일반 대중의 감수성과 동떨어졌다고 생각하게만들고, 우리를 일상적이고 압도적으로 주변부로 몰아내는(이제까지정치 시를 썼다고 노예 노역을 시키거나 고문을 하지는 않았지만, 시인의 말을 가로막는 미디어의 죽은 공기, 백색소음만 존재하는) 사회 (백인 남성 지배적인 북아메리카) 출신으로서, 시는 경제적인 수익성도없고 정치적인 효과도 없으며 정치적 반항은 예술을 파괴할 뿐이라고 말하며 우리에게 혼란을 주는 지배적인 북아메리카 문화 출신으로서, 내 운명은 대학 커리큘럼과 국가적인 축하, 의례 행사의 뷔페테이블을 장식하는 고명이자 사치품이라고 말하는 문화 출신으로서 - P332
이상하게도 내가 이런 문제를 처음으로 이해하고자 노력하기 시작했던 것도 시를 통해서였다. 이상하게도‘라고 말한 것은 엘리트 학문 기관에서 시 읽기는-1980년대에도 1950년대 초반과 마찬가지로 사회 비평이 목적이 아니라 별 열정 없이 시의 해부를 배우는 전문적인 경력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명성, 안정적 직업의 확보, 돈, 그리고 배타적인 공동체로 편입되는 것이 문학을 학문적으로 공부하는 목적이다. - P339
남성적 패러다임의 우주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여성과 섹슈얼리티와 권력에 관한 생각들을남성 시인의 주관적 시선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예이츠가 그러했다. 이와 같은 이미지들과 내 삶의 일상적인 사건들이 불협화음을 이루는 바람에 끊임없이 상상력을 가동해야 했고, 일종의 영구적인 번역이 필요했으며, 시인 정체성에서 여성 정체성을 무의식적으로 파쇄시켜야 했다. 지배적인 문화의 이름 짓기와 이미지 만들기 아래 살아가는 모든 집단은 이러한 정신적 분열의 위험에 처해 있고 이에저항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1950년대 한복판에서 이 세계에서 내 위치가 어디인지분명하게 알 수 없었고, 작가로서 그런 생각이 중요한 원천이 된다는 것도 몰랐다. 다만 진정한 여성이 되려면 반드시 경험해야 한다고 알려진 결혼과 어머니 역할에 대해서라면 종종 내게 잘 맞지 않고 내 힘을 빼앗아가며 외로움을 안겨준다는 알았다. - P342
여성으로서, 여성의 육체와 경험을 통해 직접적이고 명백하게글을 쓰는 일은, 여성이라는 존재를 진지하게 예술의 주제이자 원천으로 삼는 일은, 글 쓰는 삶 내내 내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일이자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다. 나는 알몸으로 공포와 분노 모두를 대면했다. 다시금 볼드윈의 표현을 빌리자면, 정말로 내가 원래 알고 있던 세계의 붕괴, 안전의 종말을 의미했다. 그러나 다른 수많은 여성과 마찬가지로, 내 안에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분출시켜 점점 커지는 정치공동체에서 그러한 방식의 글쓰기가 인정받고 타당성을 입증받도록했다. 처음으로 시인과 여성 사이의 간격이 메워지는 것을 느꼈다. - P350
스스로 고통받아온 분열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우리 모두 여기에 연루되어 있다고 믿는다. 어쨌든 나는 글을 쓸 수 있으므로, 그리고 특히 여성들이 어떤 방식으로 글쓰기를 방해받아왔는지 알고있으므로, 또 내 말이 읽히고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내가내 작품을 개인적인 삶이나 문학의 역사보다 더 큰 것으로 여기기때문에, 나는 단지 정치적인 ‘올바름‘을 위해서가 아니라 무지와 유아론, 게으름, 불성실, 자동 글쓰기를 피하기 위해 원천을 넓히고 심화하고, 내 시에서 말하는 자아를 살펴볼 수 있게 도와줄 스승을 계속 찾아볼 책임을 느낀다. - P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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