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볼썽사나운 외모를 가진 사람은 저절로 더 좋은 내면을 지니게 된다는 듯, 아니면 외모의 결함을 내면의 뭔가로 당연히 보충해야 한다는 듯이 말했다.
그런 친절한 사람들은 틀렸다. 나의 내면은 아름답지 않다. 사람들이 나를 기피하고, 주정뱅이들은 나를 안줏거리 삼아 짓궂은 농담을 하고, 길에서 십대들이 조롱하고 놀리며 따라오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인가? 옷가게에서 옷을 사려 할 때 점원조차 다가오지 않는데 어떻게 평범해질 수 있단 말인가? 평생 그런 대우를 받으며 살아온 내가 어떻게 아름다운 영혼을 지닐 수 있겠는가? 나는 내면도 외면도 아름답지 않다. 언니가 빈번히 정확하게 지적했듯 적지않은 적개심을 품고 있다. 지독하게 수줍음을 타고, 영원히 성마르며, 자신에게만 집착한다. - P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