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후에 내가 알게 된 것은, 그날 할머니는 자신이 가진최선의 것들을 몸에 걸치고 나왔다는 사실이다. 최선의 것들이자 유일한 것들을 단 한 벌의 코트, 하나의 모자, 하나의 목도리, 한 켤레의 장갑. 나는 뒤늦게야 그녀가 살아온 삶의 방식을 감히 짐작해볼 수 있었다. 최소한의 최선. 그것이었다. - P96

특히 엄마에게 생판 남을 대하듯 깍듯했으며, 엄마가 말을 놓으라고 요청할 때까지 반말을 하지 않은 점 등이 엄마의 마음에 들었다.
할머니는 삼촌의 죽음을 알지 못했으므로 당연히 장례에 올수 없었는데도 엄마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과거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는 미안한 감정을 일절 내비치지 않았고, 그 역시 엄마에게 높은 점수를 샀다. 이제 와 눈물로 사죄라도 했다면 참기 힘들었을 거라고 엄마는 말했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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