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그에게 다가와 그가 얼마나 텅 빈 존재인가를 확인하고, 다 확인한 다음에는 어딘가로 가 버린다. 그다음에는 텅 빈, 또는 더욱더 텅 비어버린 다자키 쓰쿠루가 다시금 혼자 남는다. 그뿐이지않은가. - P290

그러나 여기서는 그냥 혼자인 것만이 아니다. 이중적인의미에서 혼자이다. 그는 이방인이고 주위 사람들은 모두쓰쿠루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이야기를 한다.
그것은 그가 일본에서 늘 느끼던 것과는 또 다른 종류의 고립감이었다. 이거 그렇게 나쁘지 않은데, 하고 쓰쿠루는 생각했다. 이중적인 의미에서 혼자라는 것은, 어쩌면 고립의 이중 부정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이방인인 그가 여기서 고립된다는 것은 완전히 합리적인 일이다.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자신은 정말 올바른 장소에 있는 것이다. 그는 손을들어 올려 웨이터를 불러서 레드 와인을 한 잔 시켰다. - P307

다자키 쓰쿠루에게는 가야 할 장소가 없다. 그것은 그의인생에서 하나의 테제 같은 것이었다. 그에게는 가야 할 장소도 없고 돌아갈 장소도 없다. 예전에 그런 게 있었던 적도 없고, 지금도 없다. 그에게 유일한 장소는 ‘지금 이 자리‘이다. - P419

아무튼 만약 내일 사라가 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난 정말로 죽어 버릴 거야. 그는 생각했다. 현실적으로 죽든지, 또는 비유적으로 죽든지, 어느 쪽이든 그리 큰 차이는 없다. 그렇지만 아마도 그는 이번에야말로 확실하게 숨을 거둘 것이다. 색채 없는 다자키 쓰쿠루는 완전히 색깔을 잃 - P43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