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해주길 바란다. 내가 저들에게서 멀어지며 급히 걸음을 옮긴 그 모든 시간에 엄마는 가버린 게 아니라는 걸, 내 영혼은 몇 시간 전에 이미 집으로 살그머니 돌아와 대체로 여덟시 전에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빠가 잠들어 있는 방으로 살며시 들어갔다는 걸, 그리고 내가 몹시 사랑하지만 그만큼 두려워하는 이 다정한 남자를 만지고 맥박이 뛰는 그의 관자놀이에 손을댄 채 나 같은 사람에게는 너무 멀게 느껴지는 그의 꿈을 느낀다는 걸. - P25

하지만 달이 보고 웃는 대상은 우리가 아니다. 우리 외로운 인간은 너무 작고, 달이 우리를 조금이라도 알아차리기에 우리 삶은 너무 순식간이다. - P26

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한 번에 몇 년씩 내 관심을 끄는 것만 잘했다. 내 관심사는 책과 아이들뿐이었기에, 삶의 나머지 부분은 얼마간 멀어져 있었다. 내 아이들, 인류 문화가 길러지고 있는 두 배양접시가 무한히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었지만, 엄마가 된다는 것은결코 그렇지 않았다. 애초에 성性의 구분으로 떠맡겨진 듯한 것은뭐든 모욕으로 느껴졌기에 그 역할을 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었다. 나는 옷을 사주지도 않을 것이고, 저녁을 만들어주지도 않을 것이고, 일과를 관리하지도 않을 것이다. 부모들끼리 아이들의 놀이 약속을 잡는 일은 단연코 없을 것이다. 나에게 엄마가 된다는 것은한 달 동안 아이들을 데리고 유럽으로 모험을 떠나는 것, 아이들에게 로켓을 쏘아올리는 법이나 영광의 순간을 위해 수영을 가르치는 것을 의미했다. 나는 아이들에게 읽기를 가르쳤지만, 아이들은자기 점심은 자기가 만들어 먹을 수 있어야 했다. 아이들이 원하는만큼 아이들을 안아주겠지만, 그것은 그저 인간으로서 하는 행위였다. 남편은 내가 제공하지 않는 빈 부분을 메워주는 사람이어야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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