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존 F. 케네디한테 게일어를 할 줄 알고 더블린을 방문한적이 있느냐고, 혹은 매일 밤 감자를 먹느냐고, 혹은 레프리콘에 관한 그림들을 수집하느냐고 물어봤던가? 그럼 왜 ‘우리‘는 ‘우리‘ 문화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거지? 나는 여기서 태어났으니 내 문화는 바로 여기 있지 않나? (중 략) 그러니까 미국이라는 내 문화와 영어라는 내 언어를 빌어먹게도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확실해진 이후로 줄곧 그 남자의사무실에서 스파이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겉으로는 그저 평범하고 나이 많은 미즈 모리, 제 뿌리를 잃어버린 불쌍하고 별 볼일 없는 존재일 뿐이지만, 내면은 소피아에요. - P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