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액체가 잔 속에서 천천히 맴돌았다. 향이풍부하고 기름진, 만족으로 이끄는 이 열쇠. 그녀는단숨에 삼켰다. 배 속이 데워지며 술기운이 서서히 몸에 퍼졌다. 떨리는 손이 가라앉았고, 알 수 없는 힘이그녀를 가득 채웠다. 따뜻하고, 편안했다. 세상 하나뿐인 연인. 그녀는 손을 뻗어 잔 가득 술을 따랐다. - P191
주디스는 감실을 바라보며 일어섰다. 그리고의자 사이를 빠져나왔다. 무릎은 끓지 않았다. 그녀는 제단을 외면한 채 천천히 성당 밖으로 걸어 나왔다. 그리고 오랫동안 익숙해진 습관대로 성수반에 다가가손가락 두 개를 담갔다. 하지만 성호는 긋지 않았다. 계시를 보여 주세요. 그녀가 말했다. - P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