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며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의 세월, 빅토르 위고의만년필과 양철 기관차를 보러 다녔던 수년 동안 아버지와 공유했던 그 작은 세계와 친밀함을 추억했다. 나는 그것들을 평화와슬픔의 시절로, 소멸되어가던 세계로 기억했고, 그 세계는 아버지가 나를 ‘잊힌 책들의 묘지‘로 데려갔던 그날 새벽 이후 사라져가고 있었다. - P79

내가 아주 우연히 저무한한 묘지에 묻힌 이름 모를 한 권의 책에서 온 우주를 발견했다면, 수만 권의 다른 책은 알려지지 않고 영원히 잊혀진 채 남게 될 거라는 생각을 피할 수 없었다. 나는 버려진 수백만의 페이지들, 주인 없는 영혼들과 세계들에 둘러싸인 것 같았다. 도서관 바깥의 약동하는 세상이 잊으면 잊을수록 현명해진다는으로 날마다 부지불식간에 기억을 잃어가는 동안 그것들은 어두운 대양에 가라앉고 있었다.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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