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중요한 건 이런 진실이 아니다. 객관적인 눈으로 차분히 행하는 독서가 완벽한 독서는 아니다. 그런독서가 핵심에 이르는 독서는 아니다. 그런 독서는의 검은 광맥을 건드리지 못한다. 책에 담겨 있고 당신의 눈과 삶의 저변에 존재하는 있는 그대로의 반짝이는 진실의 핵을 건드리지 못한다. 당신의 눈 속, 삶의저변. 즉 근원에 가 닿는 또 다른 독서만이 당신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당신 안에 자리한 책의 뿌리로 직접 가닿는 독서, 하나의 문장이 살 속 깊은 곳을 공략하는 독서. - P48
당신은 금요일 저녁에 책을 읽기 시작해 일요일 밤마지막 페이지에 이른다. 이제는 책에서 나와 세상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어려운 일이다. 무용한 독서에서유용한 거짓으로 건너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대작을 읽은 다음이면 어김없이 왠지 모를 불안과 불편한감정에 빠진다. 누군가가 당신의 마음속을 읽을 것만같다. 사랑하는 책이 당신의 얼굴을 투명하게-파렴치하게 만들어놓지는 않았는지. 그런 헐벗은 얼굴로는, 행복이 고스란히 드러난 얼굴을 하고서는 길에 나설수 없다. 잠시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된다. (중략) 몇 시간이고 책을 읽다 보면 영혼에 살며시 물이 든다. 당신 안레 존재하는 비가시적인 것에 작은 변화가 닥친다. - P76
당신은 기차에 오르는 사람들, 비즈니스맨들, 존재감 없는 창백한 인간들을 바라본다 그들은 기차를 기다리며이야기를 나눈다. 돈과 관련된 따분한 이야기다. 당신은그들 바로 곁에 있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한 소리가 그것들을 집어삼킨다. 종이 위에서 시작대는펜 소리. 글 쓰는 이 무슨 일에 끝없이 몰두해 있는 듯,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온다. 약속의 땅 러시아작은 나무집 위로 내리는 눈처럼 들릴 듯 말듯 희미한 1소리다. - P79
남자들은 고통이 자신들 안에 머물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고통을 간파했다 싶으면 곧 거칠게 화를내거나 공들여 쫓아내 버린다. 반면 여자들은 굶주린고양이 같은 고통을 받아들인다. 되살아나려면 그들을파괴할 필요가 있는 고양이이다. 그들은 꼼짝하지 않는다. 되는 대로 내버려 둔다. 그리고 고통으로 정지된이 시간을 메우려고 책을, 소설을 편다. 여전히 소설이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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