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프란츠, 그 벌레 부분은 과잉이지만 나는 허용하겠어. 계속해 봐. 당신은 내가 알아챌 수밖에 없는 그걸로 뭘 할거지? 보람이 있는 일이기를 바라." 작가는 우리를 비규범적 사건, 예컨대 물리적으로 있을 법하지 않은 상황이나 두드러지게 고상한 언어 (또는 두드러지게 일상적인 언어), 또는 어느 러시아 선술집에서 사건 도중에 사람들을 몇 페이지동안 정지 상태로 둔채 그들 각각을 차례차례 길게 묘사하는 일련의긴 일탈로 끌어들일 때 그 대가를 치른다. (중 략) 좋은 이야기는 과잉의 패턴을 만든 뒤 그 과잉에 주목하고 그것을 장점으로 전환하는 이야기다. - P137
당신은 단거리 선수들을 지켜본 그 긴 세월에서 영감을 받아 소중한 꿈을 키워왔다…, 단거리 선수가 되겠다고. 그러다가 21번째 생일을 맞아 방에서 풀려나 복도로 나서서 우연히 거울과마주쳤는데 자신이 2미터 키에 근육이 울퉁불퉁하며 136킬로그램이나간다는 것(타고난 단거리 선수는 아니다)을 알게 된다. 밖으로 나가 첫 100미터를 뛰어보니 꼴찌다. 그 상심이란! 당신의 꿈은 박살났다. 하지만 우울한 마음으로 트랙에서 걸어 나가다 체형이 당신 같은사람 한 무리를 보게 된다. 투포환 선수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그 순간 당신의 꿈은 형태가 바뀌어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단거리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을 때 내가 진짜로 하고 싶었던 말은 그냥 운동선수가 되고 싶다는 거였어‘). - P172
따라서 승리의 순간이 되어야 하는 순간(내 목소리를 찾았다!‘)은또 슬프기도 했다. 마치 멋진 꿩을 가져오라고 재능이라는 사냥개를 초원 건너로 보냈는데 정작 물고 온 것은, 어디보자, 바비인형 하반신인 듯한 느낌이었다. 다른 식으로 표현해 보자. 나는 헤밍웨이 산을 최대한 높이 올라가다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거기에서는 시종이 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는 절대 모방 죄를 범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골짜기로 비틀거리며 내려오다 ‘손더스 산‘이라는 이름이 붙은 작은똥 무더기 언덕과 마주쳤다. ‘흠.‘ 나는 생각했다. ‘이거 너무 작은데. 게다가 이건 똥 무더기 언덕이야.‘ 그렇기는 하지만, 거기에는 내 이름이 있었다. - P175
그런데 "밥은 안달을 내며 바리스타를 다그쳤는데, 바리스타를 보자 그의 죽은 아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그녀가 몹시 보고 싶었고, 특히 지금처럼 크리스마스 시즌에 그랬다. 크리스마스는 언제나 그녀가 1년 중 가장 좋아하던 때였다"라고 쓴 사람은 어쩐지 "밥은 재수 없는 인간이었다"라고 쓴 인간보다 나은 사람 같은 느낌이든다. 나는 늘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본다. 나는 진짜 나보다 내 이야기들에 있는 나라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 사람이 더 똑똑하고 재치있고 인내심 있고 재미있다. 세계를 보는 눈도 더 지혜롭다. 쓰기를 멈추고 나 자신으로 돌아오면 더 제한적이고 편견도 많고 편협해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페이지에서 잠깐이나마 평소보다 덜 멍청해진 것은 얼마나즐거운 일이었는지.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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