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행위, 아무것도 안 하는 것과는 다르면서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과 가장 비슷한 그 행위를 통해서 두 사람은 대화를 이어나가야 할 필요나 대화를 피하게 해주는 다른 일에 열중할 필요도 없이 함께 있음을 한껏 누릴 수 있다. - P372

여자들이 걸어 나갈 자유라는 너무도 단순한 자유를 넘보았다는 이유로 형벌에 처해지거나 위험에 처하는경우가 비일비재했던 배경에는 여자들의 성을 통제하는 것을 중시하는사회가 여자의 보행, 아니 여자 그 자체를 필연적으로 성적일 수밖에 없는 존재, 성적이지 않을 때가 없는 존재로 해석해온 정황이 있다. 이 책에서 더듬어본 보행의 역사를 통틀어 주요 인물은 (소요철학자든 플라뇌르든등산가든) 모두 남자들이었다. 이제 그 이유를 살펴볼 차례다. - P374

실제로 여자의 보행은 많은 경우 이동이 아니라 공연으로 해석된다. 그런 해석대로라면 여자들은 보고 싶은것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를 보여주기 위해서 걷고, 자기의 경험이아니라 자기를 보는 남자의 경험을 위해서 걷는 셈이다. - P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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