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말했을 수도 있었으리라. 그때는 매일 밤 캄캄한방안에 누워 낮 동안 읽은 재미난 이야기들을 고단한 아내에게 들려주는 노인이 이 세상에 있다는 걸 몰랐기 때문이라고. 이윽고 가늘게 코 고는 소리가 들리는데도 그 노인은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다는 걸, 또 그가 들려준 건 꼭 산 사람이 그대로 굳어버린 듯한 병마용과 남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은 여인들의 사막과 목이 잘린 채 폐허의 사원에 앉아 있는 돌부처들과 설산의 눈 녹은 물로재배한 포도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몰랐기 때문이라고. - P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