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나가는 마음을 멈추지 못하는 스물네살의 야콥과 그 다가섬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스물셋의 예후이, 비슷한 이유로 포기라는 걸 고려하지 않는 동갑의윤슬까지. 그 모든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샹강의 수천그루 귤나무가 해를 거듭해 자라고 노을이 강물을 물들이며 바람이 새들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고 지나가는 것처럼. - P131

건초 더미처럼 수북한 자기 불행과 부채를 근심하는라 집안을 살필 여유가 거의 없었으니까. 하루하루 어떻게든 버티다가 이따금 휘몰아치듯 집을 치우며 내 생활습관을 타박하고 자기 신세를 한탄하는 것이 아빠가 겨우유지할 수 있는 돌봄의 정도였다. "그래도 나는 어떻게든고아원에는 안 보낸다" 따위의 말을 하면서. 그 말은 처음에는 막연한 공포였다가 나중에는 반감이 들게 했고 이내*오기를 불러일으켰다. 버림받느니 먼저 떠나는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 같은 것.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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