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념비를 위해 호스머가 제출한 계획은 실로 기발하고 대담했다. 이조각의 초안에서 링컨은 거대한 흑인 네 명에게 둘러싸여 있다. 이 네 명의흑인은 아프리카 미국인이 거쳐 온 역사의 네 단계, 즉 경매, 노예, 자유, 시민권의 모습을 상징한다. 이들을 연합의 주를 상징하는 서른여섯 명의 여자가 에워싼다. - P462
어쩌면 이 계획은 당국 결정권자들의 눈에 지나치게 진보적이며 당시 분열된 국가에서 논쟁을 일으킬 작품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예술가로서 성공하고 자립한 퀴어 백인 여성이흑인의 존엄성과 점점커져만 가는 문화적 힘을 축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호스머의 계획 대신채택된 조각상은 이성애자 백인 남자가 구상한 것으로 링컨의 발밑에 남자노예가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묘사함으로써 기존에 존재하는 권력 구조를 긍정하는 것이었다. 이 조각상이 완성되기 전에 열다섯 번째 수정 헌법이 승인되면서 흑인 남자에게 선거권이 주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여자에게는 백인이든 흑인이든 아직 선거권이 없었다. - P4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