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 곳을 보는 예언자일지라도 자신이 속한 시대의 지평 너머까지볼 수는 없지만, 인간의 정신이 외부로 시선을 돌려 자연을 이해하고 내면으로 시선을 돌려 기존의 사실에 의문을 품는다면 그 하나하나의 변혁이쌓이면서 지평선 자체가 변화한다. 우리는 자연과 문화로 팽팽하게 조인 확실성이라는 체로 세계를 거르지만, 아주 가끔 우연의 결과든 의식적인 노력의 결과든 망이 느슨해지면서 변혁의 씨앗이 그 사이로 빠져나오기도 한다. - P22

"일단 대중 앞에 시가 발표되고 나면 시를 해석할 권리는 독자에게 넘어가게 돼요." 세 세기 후 실비아 플라스Sylvia Plath는 어머니에게 쓴 편지에서말한다. 하지만 그 해석은 예외 없이 해석 대상보다 해석자에 대해 더 많은것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작가의 의도와 해석의 간극은 언제나 오류들로쳐날 수밖에 없지만, 특히 작가와 독자의 정서적 성숙과 지적 소양이 완전히 다르다면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 P33

고립과 소외, 자기 자신을 "타자"로 인식하는 경험은 바로 이 가시성의장막에서 비롯된다. 이 장막은 동류의 슬픔으로 슬퍼하고 동류의 갈등으로 갈등하는 다른 수많은 이를 보이지 않게 감추며 자기 자신의 본성마저도외면하게 만든다. 이 장막을 걷어내야만 우리는 타자화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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