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저벨이 공장의 육중한 뒷문을 당겨 열자, 감사하게도 기준과 접착제의 익숙한 냄새가 코를 찔렀고, 기계실을 지날 때는 철커덕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으며, 윙윙거리는 엘리베이터는 그녀를 위층으로 데려가 사무실 바깥의 조용한 복도에 내려놓았다. 그녀는 화장실에 들러 립스틱을 고쳐 바르고 머리를 빗었다. 이런 일들을 하면서 한동안은 책을 읽지 않을 거라고, 굳이 다른사람의 슬픔을 머릿속에 밀어넣지 않아도 삶은 충분히 힘들다고 - P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