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는 자홍색, 에메랄드색, 주홍색, 색색가지 액체가 채워진병들이 아래쪽 조명으로 환하게 빛나며 놓여 있었다. 그 병들이 온방을 밝혀주는 듯이 보였다. 담배 연기에 눈이 따가워서 눈물이 흐를 지경이었다. 음악은 잦아들었다가 다시 무시무시하게 커지곤했다. 나는 내 의자 뒤의 벽감에 쳐놓은, 기름 먹인 반들거리는 천으로 만든 검은 커튼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기이하게도 커튼은 아주 차가웠다. 등불은 알프스의 소 방울 모양이었다. 바 위쪽으로는복슬복슬한 흰 원숭이 한마리가 앉아 있었다. 그다음 순간, 정확하게 샴페인을 마신 만큼 취했을 때, 뭔가 환상을 본 것 같았다. 나는한모금 마셨다. 그리고 이제 아주 선명하게, 어떤 열정이나 악의도없이, 나는 삶이 진짜로 무엇인지 보았다. 그건, 내 기억으로는, 빙빙 돌아가는 햇빛 가리개와 관련이 있었다. 그래, 춤추게 내버려둬.
나는 중얼거렸다. 그들은 춤을 추고 있었다. 나는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