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생존자들일지도 몰라요. 그러던 어느 날 이둘, 최후의 두 사람이 사소한 말다툼 끝에 의절을 해요. 그러곤 수십년 동안 대화를 나누지 않아요. 결국 한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나요.저는 생각했어요. 아무와도 대화할 수 없는 언어가 모국어인 사람의 고독에 대해서요. 이제 그만 화해하지그래, 라고 참견할 사람도 없는 외로움. 세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말다툼, 만약 제가 사용하는 언어의 사용자가 오직 두 사람만 남았다면 말을 조심해야겠어요. 수십 년 동안 언어의 독방에 갇힐 수도 있을 테니까. 그치만 사소한 언쟁조차 할 수 없는 모국어라니, 그게 웬 사치품이에요? - P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