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무스름한 양복을 입은 형상이 내 앞을 지나 화장실로 갈 때, 순긴 만다린 같은 달콤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날 듯 말 듯 희미해 미국인들이 풍기는 코를 찌르는 것 같은 자극성 강한 냄새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일본인으로서는 드문 일이었다. 불쾌하지 않은 냄새엿음에도 나는 혼자 수치심을 느끼고, 수치심을 느꼈다는 사실에 또 수치심을 느꼈다. - P67
일본에서 온 주재원이 완전히 일본식으로, 아 네, 저런, 하면서 까만 양복을 입고허리를 구십 도로 구부려 인사를 되풀이하고, 서로의 명함을 바쁜 듯이 교환할 때, 그들은 단지 미국에 있는 일본인에 지나지 않았다. 그것을 미국식으로 만들려 하는 순간, 그들이 지닌 미국인의 것이 아닌모든 요소 - 모습, 얼굴 생김새, 표정, 동작, 말…….… 하다못해 납작한 가슴과 가느다란 목에서 짜내는 깊이 없는 목소리에 이르기까지모든 것이, 그들이 절대 미국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드높이 주장하기어버리고 있었다. - P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