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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배명훈 지음 / 오멜라스(웅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털면 먼지 나는 바보같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 빈스토크 타워 ...
’박민규’ 작가의 "100년후 한국 문단은 작가 배명훈이 이 땅에 있었다는 사실에 뒤늦은 감사를 표해야 할 것이다" 라는 말에 도대체 어떠한 내용이길래 이러한 극찬을 아끼지 않는단 말인가 라는 생각으로 궁금함이 몰려와 책을 집어들게 되었습니다. 배명훈 작가는 2009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라 하는데 사실 이 책을 통하여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어보니 보통의 젊은 신인작가들이 그렇듯 시대적 흐름을 반영, 풍자 해 놓았고기발한 상상력으로 재미를 더했습니다. 타워의 높이는 2408m, 647층, 거주인구 50만 명입니다. 타워에는 백화점, 은행, 군대등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는데 우리나라의 소도시 몇개를 합친만큼의 규모가 타워 하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이 타워에 사는 사람들은 특권의식을 가지게 되는데 우리나라 서울의 강남지역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더군요... 빈스토크와 그 주변의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무의식적인 선이 생기게 되는데 출세를 위해 이곳으로 몰려드는 사람들은 이곳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습니다.
이 책 타워는 동원박사 세 사람_개를 포함한 경우, 자연예찬, 타클라마칸 배달사고, 엘리베이터 기동연습, 광장의 아미타불, 샤리아에 부합하는 의 모두 여섯 편의 짧은 이야기로 이루어진 연작 소설집입니다. 빈스토크란 거대 타워를 배경으로 한명이 주인공이 아니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고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여섯 편의 이야기 모두 지금 우리사회의 비판적인 시각이 강했는데 그중에서 첫번째 이야기인 동원박사 세 사람_개를 포함한 경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상류사회의 선물용 화폐로 분류되는 35년산 술병에 전자태그를 붙여 술병의 흐름을 파악해 이동 경로와 위치를 파악하게 되는데 권력의 최고가 개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연구 기록에서 개에게 들어간 술병의 경로를 제외하고자 하지만 그렇게 하면 경로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고민을 하게 되는데 미세권력연구소의 권위적인 모습과 반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때로는 황당한 이야기에 폭소를 터트리기도 하고 때로는 기발한 상상력에 놀라기도 했는데 그 속에 숨겨진 우리사회의 비판들로 인하여 마냥 웃음만 나오지는 않더군요... 우리나라의 한면을 보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했구요... 지금 우리사회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통찰력이 잘 스며있는 이야기들이 생각합니다. 소설을 읽다보면 먼 미래의 모습들을 그린 이야기들이 많은데 빈스토크와 같은 세상이 올지도 모를 일입니다. 요즘 이란에서의 사건이 연일 크게 보도되고 있는데 폭력적으로 사건이 터지지만 않았지 요즘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집단의 생각과 다르면 자신의 의견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세상... 권력층과 상반되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무조건 좋지 않은 단체... 요즘 좌파, 우파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을 수 있는데 그 경계는 도데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한번쯤 생각해 봐야할 문제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