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령들의 귀환

망령들의 귀환 - 1636년 고립된 한 마을에서 벌어진 의문의 연쇄살인사건 ㅣ 꿈꾸는 역사 팩션클럽 3
허수정 지음 / 우원북스 / 2010년 8월

1636년, 고립된 한 마을에서 벌어진 의문의 연쇄살인사건...

’왕의 밀사’와 ’제국의 역습’을 통하여 만나 보았던 허수정 작가의 새로운 작품이 나와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최근 우원북스에서 출판된 팩션을 몇권 읽어 보았는데 우리나라의 역사를 소재로 한 팩션이기에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혈의 누’ 이래 가장 이상하고 무서운 마을... 책을 본 순간 띠지의 이 문구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는데 오래 전 영화의 느낌이 그대로 되살아나더군요. 마지막 장면의 피비가 내리는 장면은 지금도 소름이 끼치네요. 표지부터 참 으스스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이 책은 첫 느낌 그대로 한마디로 설명하기 힘든 분위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계절적인 영향도 있지만 최근 추리 미스터리 소설을 많이 읽었는데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여름의 끝자락이지만 아직 읽으면 간담이 서늘해 지는 이야기의 마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전편에 이어 이번 이야기 역시 박명준이라는 인물이 사건을 이끌어 가는데 마치 탐정처럼 사건을 조금씩 파헤쳐가는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왜관에서 일하는 박명준은 친분이 있는 사람의 부탁으로 동생을 찾는 일본인 오카다를 까마귀 마을로 안내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벼랑에 떨어지는 사고로 인해 까마귀촌에 들어가게 되고 이곳에서 김경덕이라는 감영나리를 만나게 됩니다. 얼마전 끔찍한 시체가 발견되어 이것을 수사하고 있던 김경덕... 유난히 까마귀가 많은 으스스한 분위기의 기분탓도 있지만 산 속 깊은 곳에 우물과 대장간이 많이 있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일본풍의 성황당까지 있어 더욱 의문을 갖게 되고 여러가지 이유로 마을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게 된 명준은 이상한 마을이라는 것을 직감하게 됩니다. 박명준과 오카다 두 사람이 까마귀촌으로 온 이후로 사람들이 끔찍하게 죽어나가고 동네사람들은 이것을 망령의 저주라고 하며 불안에 떨게 되는데...

왜 이러한 살인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것일까? 읽는 동안 이 궁금증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더군요. 보면 볼수록 이상한 마을 사람들 모두 수상하게 생각되었고 박명준과 동행한 오카다 정체가 무엇일까는 궁금증도 생기더군요. 이야기의 핵심은 바로 38년전 일어난 일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작가의 이야기 전개에 더욱 흥미롭게 읽었는데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야 정리가 되더군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사람의 목숨은 물론 헛소문을 퍼트려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한 무리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시작되었고 우리의 슬픈 역사와 연관이 있는 사건이었기에 더욱 가슴이 아팠습니다. 지금도 이야기와 비슷한 일들이 알게 모르게 많이 일어나고 있기에 이 책이 시사하는 바가 크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로 만들어 지면 참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