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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먼로의 죽음
닉 케이브 지음, 임정재 옮김 / 시아출판사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아내의 자살 이후 시작되는 아버지와 아들의 4일간의 기이한?, 이상한? 여행...
닉 케이브는 저에게 생소한 작가이지만 전 세계 32개국에서 출간된 화제의 베스트셀러라는 문구를 보고 기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다는 것은 좋은 작품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우리의 문화와 정서 차이인지는 몰라도 읽는 내내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개방적인 편임에도 이러한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부모와 아이라는 관계가 등장하고 지금까지의 생각과 너무도 다른 성격의 이야기가 등장하기 때문이 아닌가는 생각이 드는군요. 어쩌면 평소 버니 먼로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좋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야기는 정신적인 문제로 불안해 하는 아내와 통화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버니 먼로는 이 시간에도 매춘부와 함께였고 아내의 걱정보다는 외설적인 생각으로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의 아내가 왜 우울증에 걸리게 되었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어 그 이유에 대해 알지 못했지만 읽다보니 버니 먼로의 행동에서 자연스럽게 이유를 찾을 수 있더군요. 알콜 중독자이자 섹스 중독자인 버니 먼로는 결혼 초기부터 아내에게 커다란 상처를 주었으니까요...
버니 먼로로 인해 끝내 자살을 선택한 아내... 그는 온갖 비난과 질타의 시선을 받으며 아내의 장례식을 치르고 아들과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아내의 자살 이후 시작되는 아버지와 아들의 4일간의 기이한 여행이라는 글을 보고 지금까지의 생활을 정리하고 추억하기 위한 여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뭐 기이한게 아니라 이상한이 맞을 것 같네요. 온갖 외설적인 생각들로만 가득차 있는 버니 먼로와 이러한 아버지를 보며 생활하는 그의 아들... 자신의 아들에게 본받을 만한 행동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 것을 보고 씁쓸하면서도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죽음이라는 것은 안타까운 것이지만 그의 비극적인 죽음은 어쩌면 아들에게는 새로운 시작이기에 좋은 것 같기도 합니다. 그의 모든 것이 아들에게는 좋게 비춰지지 않았기에... 물론 아직 어린 나이이기에 버니 주니어에 대한 걱정이 앞서기는 하지만요.
소설이지만 생각보다 쉽게 페이지가 넘겨지지 않았고 내용 역시 저에게는 잘 맞지 않아 완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직 부족해서 인지 작가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것도 잘 모르겠구요. 책소개를 보면 외설적인 농담과 시니컬한 유머 속에 희미하게 빛나는 희망을 아프고 감동적으로 표현했다고 하는데 저의 눈에는 외설적인 농담만이 가득하게 느껴졌으니까요... 해외소설을 읽다보면 매스컴과 독자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간혹 저에게 전혀 맞지 않은 작품을 만날때가 있는데 이 책 역시 독자의 성향에 따라 책의 평가가 크게 엇갈리는 작품이라 생각하기에 책 소개처럼 외설적인 농담과 시니컬한 유머를 좋아하신다면 읽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