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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의 진실 - 조선 경제를 뒤흔든 화폐의 타락사
박준수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당백전은 어떻게 조선을 몰락시켰나... 탄탄한 화폐 경제 지식과 역사적 교훈을 담고 있는 이야기...
악화의 진실... 책의 제목이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지만 '경제 멘토 공병호 강력 추천'이라는 문구를 보고 더욱 궁금증을 유발한 도서입니다. 공병호 박사님의 이름이 등장해서 처음에는 경제관련 도서인지 알았는데 소설이라 잠시 당황하기도 했구요. 도대체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기에 공병호 박사님이 추천을 했을까는 의문을 가지고 책을 펼쳐들기 시작했습니다. 당백전... 들어는 보았기에 전혀 생소한 단어는 아니었지만 자세히 알지는 못했기에 더욱 호기심을 자극해 이 기회에 알아보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구요.
저자가 우연히 당백전을 만나게 되면서 당백전의 발행으로 힘든 삶을 살았을 조선후기의 서민들의 떠올리며 그들의 애환을 그려보고 싶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1866년, 좌의정 김병학의 건의에 따라 대원군이 주도해서 당백전을 발행하였다.’ 이 한줄의 역사를 통해 이렇게 흥미롭고 교훈적인 이야기를 탄생시켰다는 것이 정말 놀랍습니다. 이 책은 1866년부터 1867년까지 약 1년간에 걸친 당백전의 탄생과 소멸에 대한 이야기인데 어떤한 사건이 있었기에 이렇게 짧은 시간에 화폐가 사라졌는지와 악화로 불리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아들이 왕위에 오르자 강력한 왕권을 확립하기 위해 시작한 경복궁 공사.... 하지만 이 공사는 국가의 재정을 생각하지 않은 처음부터 무리한 공사였기에 순식간에 재정난에 빠진 대원군은 당백전을 만드는 무리수를 쓰게 됩니다. 이로 인해 백성과 상인들의 생활은 어려워 지고 시장질서는 한순간에 무너져 버린 것입니다. 왕권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당백전이 발행되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국가의 경제를 무너뜨리는 크나큰 재앙이었다는 것이 씁쓸하게 느껴집니다.
조선후기 사회는 서양문물의 유입으로 인해 화폐기반의 사회가 되었기에 재정의 확보를 위해 발행한 당백전으로 인해 화폐의 가치 하락은 물론 시장 질서를 한순간에 무너뜨렸고 나라의 기반인 경제의 기틀까지 뒤흔들었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최근 우리나라의 상황이 자연스럽게 연상 되었는데 백성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고나가는 국가의 잘못된 정책이 가져올 수 있는 비극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백전 사건을 통하여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고 지금처럼 돈없고 힘없는 백성들만이 힘겨운 삶을 살았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역사 팩션은 보통의 다른 소설과는 다르게 흡입력이 강해 자신도 모르게 어느 순간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버리는 것을 느끼고는 하는데 특히 우리의 역사는 더욱 이러한 경향이 있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것 같습니다. 잘 알지 못하는 조선후기의 당백전 발행에 얽힌 우리의 역사 이야기였기에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화폐와 경제, 그리고 욕심에 관련된 교훈도 주고 있어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정치적 이익을 앞세운 경제정책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지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이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