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마, 죽지 마, 사랑할 거야 - 지상에서 보낸 딸과의 마지막 시간
김효선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죽음을 앞둔 딸과 보낸 마지막 시간과 딸을 먼저 보내면서 온 마음으로 써내려간 어머니의 기록...

울지 마, 죽지 마, 사랑할 거야... 마지막 책장을 덮고 이 글을 쓰는 지금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머리가 머~엉 하네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삶은 항상 행복한 시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행복을 질투하기라도 하듯 불행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다른 일도 마찬가지지만 인생은 자신이 계획한 대로 진행되지 않고 꼭 시련이 함께 오는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생명과 관련된 것은 자신이 어떻게 할수 없는 불가항력의 문제이지요...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내야 하는 일은 슬픈 일입니다. 인생을 어느정도 살았던 사람도 그런데 이제 세상에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자식을 보내야 하는 것은 정말 말할 것도 없지요... 자식이 죽으면 부모는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부모의 마음을 잘 대변해 주는 것 같습니다.

표지의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잔디밭의 평온함과는 전혀 다르게 크나큰 아픔이 담겨있는 책입니다. 표지를 다시 보니 소녀의 뒷모습이 너무 슬프게 느껴지네요... 감성적이라 슬픈 내용의 드라마나 영화를 볼때면 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리고는 하기에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최대한 덤덤하게 읽어나가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쉽게 페이지가 넘겨지지 않았습니다. 뜨거워 지는 가슴과 눈으로 인해... 소설이 아닌 실화이기에 더욱더... 아마도 대부분의 독자들은 저처럼 책을 들었다 놨다를 수십번 반복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꿈많고 꽃다운 나이 18살에 불현듯 찾아온 백혈병...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이 몰려올 것이지만 서연이는 자신보다 엄마가 더 힘들어 할까봐 내색도 크게 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아프면 더욱 마음이 약해져 내색하지 않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말이죠... 서연이와 비슷한 나이의 저의 생활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사는게 힘들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도망쳐 버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 같아 부끄러운 마음이 앞서네요. 미국에서 맞는 골수를 찾았을 때에는 저도 모르게 희망을 갖기도 했는데 이 책이 쓰여진 이유를 알고 읽기 시작했기에 이러한 희망도 잠시, 다시 슬픔이 몰려왔습니다. 어렵게 골수이식 수술을 받고 희망을 갖고 11개월의 시간이 흐르지만 골수의 90%에 다시 암세포가 번지고 급속히 악화되는 서연의 병과 함께...

TV를 통하여 백혈병이라는 병의 무서움을 조금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부모는 아니지만 자식을 잃은 슬픔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가슴 찢기는 고통이 저에게 고스런히 전해오는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미래의 보이지 않는 행복을 잡기 위해 지금 이 시간을 소홀히 했다는 저자의 자책감은 저에게도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을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병을 앓고 있는 본인과 가족이 아니라면 고통과 슬픔을 알지 못하기에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지 막막하지만 슬픔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것이 떠나간 이에 대한 예의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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