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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니치 코드
엔리케 호벤 지음, 유혜경 옮김 / 해냄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보이니치 필사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루돌프 2세와 천체물리학자들의 치열한 암투...
보이니치 코드... 사실 보이니치 코드 라는 단어부터가 저에게는 낯설게 느껴졌는데 호기심과 궁금함으로 책을 간단히 살펴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펼쳐들게 되었습니다. 보이니치 필사본이라는 것은 자연과학과 관련된 희귀문자와 삽화가 그려진 문서인데 1912년 이탈리아를 여행하던 폴란드계 미국인 빌프리트 보이니치가 입수하여 그의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이 문서의 발견 이후 수학자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해독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으며 지금은 예일대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는 군요... 500년이 넘도록 해독을 하지 못했기에 보이니치 필사본은 세상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책으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보이니치 필사본에 대한 간략한 설명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사실과 허구를 적절하고 교묘하게 잘 섞어 놓았고 풀리지 않은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을 담은 소설이기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는데 방대한 과학지식을 담고 있어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도 해 이러한 부분을 읽을 때에는 생각만큼 책장이 잘 넘겨지지 않았습니다. 보이니치 필사본에 대한 지식이 없기에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허구인지 구분을 하기가 어렵기도 했구요...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에도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함을 자극하는 내용이다 보니 끝까지 읽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더군요... 책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다빈치 코드’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전체적인 느낌이 많이 닮아서 인것 같습니다.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인물은 엑토르 신부, 천문학자인 존 그리고 멕시코 여인 후아나 입니다. 예수회 사제이기도 하고 수도원에서 학생들에게 수학과 물리를 가르치기도 하는 엑토르는 다른 두 사람과 함께 온라인 상에서 모임을 갖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가 보이니치 문자로 쓰인 협박의 글귀를 그가 있는 교회의 벽에 남기게 되고 온라인 상에서 해석작업을 함께 해오던 후아나가 협박을 받고 있다며 엑토르를 찾아오게 됩니다. 엑토르는 협박과 보이니치 코드의 해석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존과 후아나와 함께 암호를 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게 되는데...
한 편의 이야기 속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 천문학, 세계사, 예수회 그리고 진실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천체 물리학 연구소의 상임연구원으로 활동하는 저자이다 보니 방대한 과학적 지식이 책속에 스며들어 있어 과학 분야의 배경 지식이 깔려 있으면 조금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이야기 속의 존을 자신을 모티브로 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소재의 독특함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지만 조금은 경직되어 있는듯한 느낌에 스릴러적 요소를 더욱 첨가 했으면 더욱 흥미로운 긴장감을 느끼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이기에 의문은 갈수록 커져만 가는데 보이니치 필사본의 신비로움이 밝혀져 시원하게 의문을 해결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