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의 기사

이방의 기사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시공사 / 2010년 3월

매력적인 명콤비 미타라이와 이시오카의 첫 만남... 그리고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에 감추어진 진실...

꿈을 꾸다 일어났는데 마치 현실과 꿈이 이어지고 있는 듯한 느낌...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입니다. 갑자기 기억이 사라져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생각만 해도 정말 혼란의 연속일 것 같은데 그 속에 음모가 숨겨져 있다면 더욱더 무섭겠지요? 마신유희를 통하여 첫 만남을 가졌던 시마다 소지...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을 정도의 내용이 아니었기에 시마다 소지라는 작가가 있구나 정도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이 책 이방의 기사를 보고 특이한 제목과 기억속에 자리한 저자의 이름으로 인해 반가운 마음에 펼쳐들게 되었습니다. 제목은 작가가 좋아하는 칙 코리아의 로맨틱 워리어에서 따왔다고 하는군요.

늦은 오후, 낯선 공원의 한 벤치에서 눈을 뜨게 된 이시카와는 자신이 왜 이곳에 있고 차와 집이 어디 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데 심지어 자신의 이름조차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길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료코... 이시카와는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미리 알 수 있는 능력으로 인해 혼란을 겪게 되기도 하는데 료코를 구해주면서 둘은 서로에게 이끌려 사랑에 빠지게 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지만 료코의 도장을 찾던 중 자신의 면허증을 발견하게 되면서 조금씩 자신의 과거를 찾게 되고 이 과정에서 점성술사 미타라이를 만나게 되고 가까워 집니다. 료코의 소지품에서 운전면허증이 발견되는 순간 료코가 깊은 관련이 있겠구나는 생각이 문득 스쳤는데 과연 저의 예감이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운전면허증에 적힌 주소를 찾아간 그는 아내와 딸이 있었지만 아내가 딸을 죽이고 자살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연히 아내의 일기장을 발견한 그는 아내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것을 알게 되고 아내를 죽음으로 몰고간 이하라를 찾아 복수를 하려고 하는데...

이 세상에는 무수한 실이 서로 엉켜 있다. 사람은 아름다운 실과 더러운 실, 그것을 가려내 풀어가면서 평생에 걸쳐 한 필의 비단을 짜내야 한다. - 453 page.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과 무자비함에서 시작된 복잡하고 엄청난 사건에 얽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이시카와... 마지막 결말의 반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는데 어쩌면 이 반전으로 인하여 이야기 속에 흐르던 긴장감이 사라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행스럽다는 생각과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구요... 시마다 소지의 처녀작이라 그런지 전체적인 스토리 전개가 매끄럽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기억상실증을 이용해 치밀하게 일을 계획한다는 소재 역시 공감이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야기 속의 긴장감과 반전의 반전은 정말 인상깊게 남네요... 첫 책장을 넘기면 보이는 실에 매달려 있는 꼭두각시... 책속의 챕터가 바뀔때마다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꼭두각시를 볼 수 있는데 읽는 중에는 크게 의식하지 못했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니 사건의 전개와 진실이 꼭두각시의 변화하는 모습과 많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시마다 소지가 만들어낸 명콤비 미타라와 이시오카의 첫 만남을 알고 나니 이 콤비가 활약하는 점성술 살인사건을 비롯한 다른 작품 역시 궁금해져 읽어 보아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