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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럼의 마녀와 사라진 책
캐서린 호우 지음, 안진이 옮김 / 살림 / 2010년 2월
평점 :
17세기 미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세일럼 마녀재판의 부끄러운 진상이 밝혀지다... 그리고 아직도 계속되는 마녀사냥...
세일럼의 마녀와 사라진 책... 표지부터 고풍스러운 느낌이 가득한 이 책은 1692년에 실제 있었던 세일럼의 마녀재판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전혀 알지 못했던 역사의 한 부분이라 자연스럽게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마녀 재판을 받았고 살아 남은 엘리자베스 프록터와 처형당한 엘리자베스 호우의 후손인 저자가 쓴 글이기에 조금 더 생생하고 사실감있게 그려낸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어려서 부터 읽었던 동화 속이나 애니메이션을 보면 마녀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렇게 나쁜 마녀들의 이야기들과는 전혀 다르게 평범한 사람이 민간요법으로 병을 고치려다가 아이가 죽게 되고 마녀에 몰리게 되면서 사건이 시작됨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녀재판... 역사속에서 들어 보았던 이야기이지만 자세한 것은 알지 못했는데 이야기를 읽으면서 조금 더 알수 있었고 역사의 진실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었습니다.
교수가 되기 위한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대학원생 코니는 엄마의 부탁으로 외할머니가 남긴 세일럼 근방의 집을 정리하게 되는데 우연히 17세기 성경책 안에 끼워진 오래된 열쇠를 발견하게 됩니다. 열쇠 안에는 ’딜리버런스 데인’ 이라는 이름이 적힌 누런 양피지가 들어 있었는데 코니는 이를 계기로 자신이 준비하는 논문과도 관련되어 있는 희귀하고 독특한 사료를 발굴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하게 됩니다. (이 둘이 특별한 관계가 있을거라는 예상을 할 수 있었는데 저의 예상이 맞았습니다.) 딜리버런스 데인의 손녀인 프루던스의 일기를 찾게 된 코니는 이 일기에서 단서를 얻게 되는데... 한편 이 과정에서 샘을 만나 점점 가까워지고 특별한 관계가 되는데 이 관계를 지켜보는 재미도 있더군요... 그리고 샘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코니를 지도했던 교수의 의한 것임이 밝혀져 새로운 전개로 이어집니다. 프롤로그 부터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이야기는 계속해서 흥미를 유발시켜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는데 현재와 과거가 교차되는 구성으로 되어 있어 읽다보면 어떠한 연결고리가 있음을 느낄 수 있는데 코니가 조금씩 밝혀내는 과거의 사건은 흥미진진했습니다. ’너대니얼 호손’의 ’주홍글씨’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이 작품 역시 세일럼에서 쓰여졌다고 하는군요...
누군가의 시기와 미움으로 시작된 1692년 매사추세츠에서 일어난 세일럼 마녀재판... 무려 185명이 체포되고 20여명이 처형되는 아주 큰 사건으로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요즘 온라인상의 악의적인 글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보이지 않는 곳이라 해서 상대방을 비난하는 온라인에서의 무분별한 글도 또다른 마녀재판이 될 수 있음을 주지해야 겠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글이기에 더욱 실감하고 공감 할 수 있었는데 예전과 마찬가지로 지금 사회도 그렇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도 빼앗을 정도로 무서운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이념...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떠오르는데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빨갱이로 몰려 처형을 당하는 사람들은 하나의 선을 넘느냐 넘지 않느냐에 따라 생사가 결정되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도 이념의 문제로 희생당한 사람들이 정말 많았는데 자신과 조금 다르다고 해서 희생양을 만들어 버리기 보다는 대화를 통해 의견을 나누어 조금씩 양보하고 수용하면 세상은 훨씬 살기좋은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