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빛

9월의 빛 - 검은 그림자의 전설 ㅣ 안개 3부작 1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송병선 옮김 / 살림 / 2010년 1월

기괴한 로봇인형들로 가득한 오래된 대저택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들... 그리고 검은 그림자...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던 천사의 게임으로 첫 만남을 가지게 된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새로운 작품이 번역출판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된 9월의 빛... 표지부터 으스스한 느낌이 들어 미스터리 추리소설이 아닌가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읽고 나니 천사의 게임과 같이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독특함이 느껴지더군요... 전체적인 느낌이 천사의 게임과 조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동화적인 느낌의 환상소설의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보통 잠자리에 들기 전에 편안한 자세로 책을 읽는 편인데 표지에서 느껴지기도 하는 긴장감과 으스스한 공포의 느낌이 더욱 실감나더군요...

아르망 소벨이 죽자 가족들은 그가 남긴 빚더미로 인해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리게 되는데 부인 시몬과 딸 이레네 그리고 아들 도리안은 장난감 발명가이자 오랫동안 은둔생활을 했던 라자루스 얀의 가정부로 시몬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게 되면서 파리에서 노르망디의 조그만 해안 마을인 파란만으로 이사를 하게 되고 대저택 크래븐무어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라자루스 얀은 원인 모를 병에 걸려 20년 넘게 병을 앓고 있는 아내의 침실이 있는 집의 서쪽 날개를 비롯한 몇곳의 출입을 금지하는 것과 다니엘 호프만에게 온 편지는 자신에게 직접 전달해 줄 요구사항을 이야기 합니다. 이레네는 크레븐무어에서 일을 돕고 있는 한나의 사촌 이스마엘에게 조금씩 빠져들게 되고 이스마엘은 이레네에게 등대섬과 관련된 9월의 빛에 관한 전설을 들려주게 됩니다. 폭풍우로 인해 산산조각이 난 배의 잔해속에서 발견했다는 미스터리한 일기를 이레네에게 빌려주게 되고 이레네는 일기속에서 정체모를 어둠과 그림자의 공포를 느끼게 됩니다. 어느 날 대저택 근처의 숲 근처에서 한나의 시체가 발견되고 그녀의 죽음으로 시몬 가족과 미스터리한 대저택의 주인 라자루스 얀의 비밀이 서서히 밝혀지게 되는데... 

나무로 만든 새, 손님들을 안내하는 그리스티앙이라는 로봇 등 장난감 기계로 가득해 미로처럼 느껴지는 저택의 모습을 비롯하여 모든 것들이 마치 소설 속 장소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고 섬세한 표현되어 있어 읽는 동안 박진감 넘치는 환상의 세계를 여행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으스스한 분위기 속의 사랑 이야기의 영화 한편을 본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구요... 짧은 분량이지만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전개와 내용은 정말 알차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씁쓸한 결말로 인해 안타까움이 밀려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살다보면 여러 유혹이 손길을 뻗쳐오는 경우가 많은데 달콤함의 대가로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행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이 책 9월의 빛은 안개의 왕자와 한밤의 궁전과 함께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미스터리 모험 3부작 연작소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니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