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왕구천 1
양시아오바이 지음, 이지은 옮김 / 살림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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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지략과 남다른 용기, 과감한 결단력과 추진력을 갖춘 역사의 영웅 구천...21세기에 되살아난 월왕구천의 핏빛 일대기... 

우리나라와 인접해 있는 일본과 중국... 생각해 보면 일본의 문학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국의 문학작품은 거의 접하지 못했는데 이러한 이유로 떠오르는 작품도 몇개되지 않고 작가도 떠오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읽게 된 월왕구천은 중국이 자랑하는 탁월한 여류작가이자 극작가인 양시아오바이의 작품인데 우리에게 속담으로 잘 알려진 와신상담의 주인공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구천과 합려 그리고 부차에 얽힌 이야기를 대충 알고 있었지만 소설로는 읽어본 적이 없어 흥미를 갖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말 월나라 구천과 오나라 부차의 대결구도가 이야기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데 오나라에 크게 패한 월나라 왕 구천이 와신상담의 말처럼 복수를 위해 다시 일어서기 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책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월나라 왕 구천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오나라 왕 부차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도 있어 서로 다른 관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구천이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합려가 왕이 되는 것을 돕기 위해 스승이자 뛰어난 대장장이인 구 사부와 함께 오나라로 떠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하고 있던 오왕 합려에 의해 여러 사람이 희생 당하게 되고 십년만에 어렵게 월나라로 돌아온 구천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월나라의 왕에 등극하고 오나라와의 전쟁에서 합려에게 대승한 후 현실에 안주하여 결국 선왕의 복수를 위해 절치부심한 오왕 부차에 의해 대패하게 됩니다. 이후 오왕 부차의 노예가 되어 말을 관리하며 왕의 똥을 먹기도 하는 등 치욕스러운 생활을 하다가 겨우 월나라로 돌아오는데 백성들은 환호하지만 이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배성들은 돌보지 않고 매일 향락에 빠려 지내는데 친형제 같은 구검자가 자신의 쓸개를 떼어 그를 깨우쳐 와신상담해 결국 월나라를 춘추전국시대의 패자 자리에 올려놓습니다. 이야기 속 구천의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 등은 영웅이라고 하여 모든 것이 완벽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현실적인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더욱 공감이 갔고 현대사회에도 그렇듯 영원한 승자도 없고 영원한 패자도 없다는 말이 더욱 실감나기도 했습니다.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새옹지마’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르며 우리의 인생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이길때가 있으면 질때도 있으며 이겼을 때에는 현실에 너무 안주하여 다시 위기를 자초하고 어렵게 되고 어려울 때는 다시 마음을 가다듬어 힘을 키워 다시 이를 극복하는... 인간의 마음이란 참 간사하여 과거는 금세 잊어 버리고 현실에 안주해 버리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고 서로 다른 입장과 생각의 차이를 보면서 옳고 그름의 확실한 선을 구분하기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흔히 역사의 영웅들은 너무 과대 포장되어 전해지는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혼자의 힘으로 모든 것을 이루어 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영웅은 대단한 사람인 것은 사실이지만 혼자만의 힘으로 영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구천 역시 혼자만의 힘으로 월나라를 강성하게 만든 것은 아니었고 그를 위해 희생했던 많은 사람들과 월나라의 백성들 그리고 뛰어난 신하들과 강직한 신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인재, 즉 사람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인생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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