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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억 백만 광년 너머에 사는 토끼
나스다 준 지음, 양윤옥 옮김 / 좋은생각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누군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 가슴을 한없이 뛰게 할 따뜻하고 순수한 사랑의 변주곡...
일억 백만 광년 너머에 사는 토끼... 저녁 노을이 질때의 느낌인 낭만적이고 사랑스러운 느낌의 분홍빛 하늘... 파스텔 톤의 동화속 한 장면이 떠올르는 표지와 제목으로 인해 어떤 내용인지 자연스럽게 궁금함이 생겨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책의 첫 느낌도 그랬지만 읽는 동안 어린시절에 자주 들었던 옛날 예적에~로 시작하는 동화가 떠오르고 그때의 추억에 살며시 미소짓기도 해 기분좋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선물로 책과 함께 포장되어 있는 오렌지 빛깔의 다이어리가 눈에 띄었는데 아담한 사이즈에 디자인도 맘에 들고 안의 구성도 괜찮아 2010년 다이어리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네요... '밤 하늘의 별을 하나 고르면 너를 위해 그 별을 닦아 줄게. 그 별이 반짝이면 그도 너를 좋아한다는 거야.' 이야기 속의 별을 닦는 토끼에 관한 내용인데 이러한 요소로 인해 더욱 동화적인 느낌이 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밤 하늘의 별을 볼때마다 이 이야기가 떠오를 것 같네요...
커피 전문점 암젤을 운영하고 있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중학교 3학년인 쇼타... 그리고 옆집에 사는 사스케도 심부름 센터의 딸 케이... 이야기의 전체적인 내용은 이 둘의 순수한 사랑과 성장 그리고 부모 세대의 엇갈린 사랑과 그 비밀을 파헤치는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사스케도 심부름 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쇼타는 대학교수를 정년 퇴직한 아다치 선생의 집에서 집안일을 돕는 일을 하고 있는데 우연히 아다치 선생으로부터 독일 키르지방에 전해오는 사랑나무 전설을 듣게 됩니다. (완고한 숲지기의 딸은 간절한 마음을 담은 러브레터를 떡갈나무 고목의 작은 구멍에 던에 넣어두게 되고 그녀의 진심을 알지 못해 숲을 방황하던 청년이 우연히 그 구멍을 들여다 보게 되고 편지를 발견하게 되면서 사랑이 이루어 진다는 이야기...) 그리고 심부름을 하다가 아다치 선생에게 쪽지로 고민상담을 하고 있는 여학생이 케이라는 것도 우연히 알게 됩니다.
처음부터 사이가 어긋나 버린 사건으로 인해 쇼타와 케이는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었는데 독일에서 아빠를 찾아 교환학생으로 온 마리가 절도범으로 몰리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과 마리의 아빠 도시히코가 아주 오래전에 썼다는 별닦는 토끼 대본을 케이가 찾아주면서 차츰 가까워 집니다. 그리고 케이가 자신의 진짜 아빠가 따로 있다는 의문을 가지고 집을 나가게 된 결정적인 일을 통해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되고 진심을 알게 됩니다. 큰 사건 없이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는 이야기 속 곳곳에는 감성이 살아 숨쉬고 있어 포근함이 느껴지는 이야기 였습니다.
이야기 속에 계속해서 도리스 데이의 Que sera, sera 라는 곡이 등장하는데 제목이 낯설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기억나는 것은 없어 인터넷으로 찾아 보았는데 그녀의 음악이 소설 속 이야기와 함께 더욱 옛 추억을 떠오르게 만들더군요... 순순한 사랑이야기를 다룬 로맨스 소설이면서 가족의 비밀을 파헤치는 추리소설 형식이 적절하게 잘 조합된 구성이었는데 끊기지 않고 매끄럽게 이야기가 이어져 흥미를 가지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나스다 준의 작품은 이 책을 통하여 첫 만남을 가졌는데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라니 당연한 거였더군요... 저자 소개를 보니 동화책을 중심으로 글을 쓴 작가라 하는데 이러한 이유로 한권의 책을 읽었을 뿐이지만 작가의 스타일과 풍기는 이미지를 알 수 있었던 작품 이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생각하는데 청소년, 특히 감수성이 풍부한 소녀들이 아주 좋아할만한 이야기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