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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의 돌
아티크 라히미 지음, 임희근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자아를 잧아가는 아프간 여성의 강렬한 고백... 한 여인의 삶과 꿈 그리고 구원 이야기...
인내의 돌... 특이한 책 제목과 파란색 천을 뒤집어 쓰고 기도하는 듯한 사람의 뒷모습이 담겨있는 표지에 이끌려 호기심에 관심을 가진 책입니다. 인내의 돌이 무슨 뜻인지 궁금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제목과 표지가 이해 되더군요... 페르시아의 신화에는 남들에게 차마 말하지 못하는 불행이나 고통 그리고 비참한 이야기들을 들어주는 돌이 있는데 어느 날 이 돌이 산산조각이 나며 깨지면 비밀을 털어놓던 사람을 괴로움에서 해방시켜 준다는 신비의 검은 돌 '생게 사브르(인내의 돌)'가 나오는데 이야기 속 아내에게 남편이 바로 자신의 '생게 사브르' 였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어느 마을... 전쟁으로 인해 하루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서도 여성에게 주어진 족쇄같은 삶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목에 총알이 박힌 채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남편을 돌보며 매일 코란을 읽고 하루에 하나씩 알라신의 이름을 불러 남편이 깨어나기를 기도하는 한 여인이자 한 남자의 아내... 하지만 오랫동안 장성들여 행했던 행동과 간호에는 아무런 소득이 없어 아내는 점점 지쳐가는데 어느 날부터 아내는 살아있지만 돌처럼 누워 있는 남편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기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말하지 못했던 비밀을 한번 말하고 나니 자신의 마음이 한결 편해졌음을 느끼게 되고 어릴적 사건, 자신의 몸이 원하던 욕망 그리고 아이 탄생의 비밀까지 남편이 식물인간이 되지 않았다면 죽을때까지 말하지 못했을 충격적인 비밀들을 모두 털어 놓습니다. 그녀가 완전한 해방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페르시아의 신화처럼 자신의 '생게 사브르'인 남편이 파괴되어야 하는데 그녀는 남편에 대한 미움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차마 그러지 못하고 대신 다른 방법을 선택하는데... 자신의 의지와 판단으로 인생을 살 수 없었던 한 여인이 마지막 순간에야 비로소 자신의 결정대로 행했던게 정말 안타깝게 느껴지더군요...
220여 페이지의 짧은 분량에 페이지당 글자의 수도 많지 않아 금방 읽을 것 같은 책이었는데 생각보다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글 속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면 읽어서 였던것 같은데 그냥 그렇게 끝날것 같던 이야기의 마지막 반전에 조금 놀라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생각했던 아프간 여성들의 삶보다 훨씬 비참하고 자유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아프간 여성의 아픔에 대해 알 수 있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난 지금도 사실 직접 보지 못했고 그곳에서 살아보지 못했으며 지금까지 살아온 환경이 너무도 다르기에 아프칸 여성들의 삶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문화 또한 모르기에... 태어날 때부터 계속 그렇게 살았다면 자신들의 상황을 파악한다는게 쉽지 않은데 앞으로 아프간 여성들이 좀더 자유로워 지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