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톨른 차일드
키스 도나휴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자신을 찾아가는 두 소년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강박을 독창적 판타지와 리얼리즘으로 벼려낸 상상과 현실의 교차... 

스톨른 차일드... 저자 키스 도나휴는 생소하지만 큰 고목나무에 요정이 앉아 있고 아래에 아이가 서 있는 전체적으로 으스스하면서 판타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제목과 표지에 이끌린 작품입니다. 책을 선택할때, 특히 소설을 선택 할때에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작용하지만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 아니라면 대부분 이 책 처럼 책을 봤을때 첫느낌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첫느낌과는 전혀 다른 책이 있는가 하면 이 책처럼 첫느낌이 그대로 이어져 선택에 후회를 남기지 않는 책이 있기도 합니다. 요정들이 아이를 바꿔친다는 유럽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 W.B.예이츠의 스톨른 차일드라는 시에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썼다고 하는데 조금 혼란스러운 느낌도 있었지만 읽는 동안 저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고 읽고난 후에는 생각할 것들을 던져 주었습니다.  

숲에 사는 파에리라 불리는 요정들은 행복하지 않은 아이들을 찾아 그들의 자리에 자신들이 들어가 살려고 늙지도 죽지도 않고 아주 오랜 세월을 고통스럽게 기다리게 됩니다. 이들 역시 다른 파에리에 의해 납치되었고 자신이 당했던 방법으로 인간의 삶을 훔쳐 삶을 살아가는 것을 반복하는데... 지금까지의 요정들은 아름답고 착하게 표현된게 거의 전부였던것 같은데 이러한 모습이 아닌 자신의 생존을 위해 훔쳐야만 하는 모습이 정말 색다르게 느껴지더군요... 보통의 부모들은 아이가 바뀐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는데 가끔 부모가 알아차리는 경우에는 파에리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됩니다. 일곱살 무렵의 헨리데이는 파에리 애니데이와 뒤바뀌게 되는데 30여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헨리데이로 살아가던 애니데이는 우연히 자신도 파에리에 의해 뒤바뀐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애니데이로 살고 있는 헨리데이는 파에리의 규칙을 어기며 잃어가는 자신의 기억을 글로 남기게 됩니다. 자신의 원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은채... 이러한 희망 때문이었을까... 30여년이 흐른 후 자신이 살았던 집에 가게 되어 가족 사진을 보며 점차 옛 기억이 떠오르는데...

뒤바뀐 헨리들은 현재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여 또다른 삶을 선택하게 되지만 역시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만족하지 못하고 끝없이 욕심을 부리는 인간이지만 결국은 제자리 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한데, 누가 소중한 것을 잃었을때 진정한 소중함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누군가 자신의 삶을 대신 살아가고 있다... 생각만 해도 정말 오싹한 느낌이 드는데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 "나는 누구인가?"...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기도 합니다. 아마존닷컴이 첫 영화로 선택한 작품이라 하니 더욱 흥미를 가지고 읽었던 것 같은데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 파에리들의 모습이 영화로 어떻게 표현되어 나올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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