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바람 드는 집 - 흥선 스님의 한시 읽기 한시 일기
흥선 지음 / 아름다운인연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흥선 스님의 한시읽기 한시일기... 

맑은 바람 드는 집... 시선을 끄는 제목과 은은한 한지 느낌의 표지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책인데  이 책의 제목은 직지성보박물관의 옛 이름인 청풍료(淸風寮)를 풀어쓴 것이라 합니다. 생각해 보면 학창시절을 제외하고는 한시를 읽어본 기억이 없는 것 같은데 한시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도 있겠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시는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가까이 할수록 더욱 가까이 하고 싶은 마음이 통하는 친구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사실 큰 기대를 가지고 읽은 책이 아니었는데 책과 함께 하는 시간동안 왠지 모르게 좋았습니다. 

흥선 스님의 한시읽기 한시일기 라는 부제목에서도 알수 있지만 이 책은 춘하추동의 사계절로 나누어 각 계절의 느낌에 맞는 한시와 이 한시를 읽고 난 흥선 스님의 생각을 정리해 놓은 책입니다. 낯설지 않은 한시도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이 모르는 한시라 여러번 읽게 되더군요. 흥선 스님이 직접 썼다고 생각되는 한시 사진도 함께 구성되어 있어 색다른 느낌과 멋을 느낄 수 있었는데 원본을 있다면 소중히 보관하고 싶을 정도로 느낌이 좋았습니다. 보통의 다른 시집도 그렇지만 이 책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을 먼저 읽을 수 있는데 읽을수록 마음이 편안해지고 넉넉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꺼번에 읽는것 보다 시간이 날때마다 계절에 맞추어, 아니면 반대되는 계절의 느낌을 떠올리며 한편한편 읽으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절에 살면서 손수 만든 옷을 입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바람을 느끼며 계절마다 피는 꽃들의 향기를 맡으며 사는 흥선 스님의 자연과 함께 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것이 아닌 서양의 것들이 우월하다는 생각이 지배하게 되었는데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이 느껴지는 옛 느낌이 가득한 한시가 이 가을에 정말 잘 어울릴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을 빨리빨리를 외쳐가며 마음의 여유없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일 줄이고 마음 맑혀 고요히 
산중에 사니까 좋겠다고 말합니다. 그냥 웃습니다. 일 줄이고 마음 맑혀 고요히 살고 있다면 예, 그렇지요 하고 시원스레 답하련만, 일은 늘고 마음밭엔 잡초만 수북하여 소란스러움 속에 날이 지고 밤이 새니 열적어 웃을 밖에요. 몸은 산속에 있는데 마음은 아닌 듯하니, 일에 쫓겨 동동거리는 자신이 때로는 한심하고 때로는 우습기도 합니다. 곰곰 생각해도 답은 매한가지인 듯합니다. 
일 줄이고 마음 맑혀 고요히 살 것!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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