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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이빨 1
제이디 스미스 지음, 김은정 옮김 / 민음사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서로가 낯선 뒤죽박죽 뒤엉킨 런던 이방인의 상처를 말하다...
하얀 이빨... 타임 선정 100대 영문 소설이라는 문구와 함께 특이한 책의 제목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책입니다. "왜 제목을 하얀 이빨로 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저의 의문이 풀리더군요... 아내로부터 버림을 받은 아치 존스가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로 끝나면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성격, 종교, 인종이 제각각인 많은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보통의 소설책보다 읽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어떤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쉽게 읽히지가 않아 책장을 앞으로 넘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모두 두권으로 이루어진 소설 하얀 이빨... 1권은 아치 존스와 사마드 미아 익발에 대한 이야기이고 2권은 아이리와 마기드, 밀라트, 마커스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19세기 영국 런던의 준빈민가 지역에 사는 두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는데 다문화, 다종교, 다민족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이곳은 영국인 아버지와 자메이카 출신 이민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 책의 저자 제이디 스미스가 성장한 곳이기도 합니다. 작가의 이러한 출신과 성장배경이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었음을 읽는 도중 곳곳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소설속 이야기는 평범한 두 가정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상적인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들은 상처 투성이의 과거를 안고 현실에서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는 모습이지만 서로 엮이면서 사건이 일어나게 되어 결코 평범하지 만은 않은 일상이 전개됩니다. 아치는 2차 세계대전에서 벵골출신의 사마드 미아 익발과 친구 관계를 맺으며 우정을 쌓아오면서 생활하고 있는데 충실한 힌두교인 사마드는 방글라데시에서 고등교육을 받고 영국으로 이민을 온 후 웨이터로 일하면서 그의 증조 할아버지 판디를 우상시 하며 자신의 종교적인 관심사가 항상 이야기의 화두가 됩니다. 사마드는 자메이카 출신인 알사나와 결혼하여 쌍둥이 아들 마기드와 밀라트가 태어나게 됩니다. 반면 아치부부는 무신론자여서 모든 중요한 결정은 자신들이 알아서 결정하며 생활하는데 여자아이 아이리가 태어납니다. 이슬람교도인 사마드 부부는 그들의 종교가 삶의 전부요 지침서 역할을 합니다. 종교적 지도자가 되기를 바라며 사마드 부부는 자신의 아들 마기드를 고향으로 보내지만 이들 부부의 바램과는 달리 마기드는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오게 됩니다.
책의 저자 제이디 스미스는 이 소설을 통하여 이주민의 힘든 생활을 아치 존스와 사마라 미아 익발의 가족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데 피부색, 종교 그리고 그들의 생활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현지인과 느끼는 갈등을 섬세하게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자신의 종교를 자식들에게 까지 물려주길 바라는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 인종 차별, 백인들의 제국주의적인 성향과 기질 그리고 인류의 발전을 원하는 자들과 이를 반대하는 자들 간의 갈등 등 다양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다문화 가정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어 공익광고를 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점을 볼때 아직 정착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인종, 종교에 상관없이 같은 사람으로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걸까요? 서로 달라도 자연스럽게 섞여 살아가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