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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천의 개 - 삶과 죽음의 뫼비우스의 띠
후지와라 신야 지음, 김욱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살아 있다는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다! 극한의 땅 인도를 맨몸으로 만나는 리얼리티... 후지와라 신야의 인도여행에서 깨달은 삶과 죽음은 하나라는 진실...
이 책은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잡지인 ’주간 플레이보이’에 1995년 7월 18일 호부터 1996년 5월 28일 호까지 ’세기말 항해록’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글을 모아 한권을 책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젊은이들에게 많이 읽히는 ’주간 플레이보이’를 선택한 이유는 옴진리교의 젊은 신도들이 그랬던 것처럼 오늘날 젊은이들의 여행이 점차 나약해지고 쉽게 신앙 등의 유혹에 빠지는 위험을 지적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황천의 개... 특이한 제목으로 처음 시선을 끌었던 책입니다. "황천의 개가 뭐지" 라는 의문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장을 어느정도 넘기니 저의 이러한 의문은 풀리더군요... 모래섬이라는 곳을 갔을때 강을 따라 쌓여있던 시체들을 볼 수 있었는데 이중 몇구는 물살에 휩쓸려 하류로 떠내려 가기도 했습니다. 언젠가부터 개 짖는 소리가 그의 관심을 끌게 되어 궁금함을 이기지 못해 배를 이용해 하류로 내려갔는데 그곳에서 시체를 먹고 있는 개들을 발견하게 되죠... 사람의 시체를 먹고 있는 개들의 사진을 볼때에는 섬뜻함이 몰려 왔습니다.
저자는 거리를 둔채 카메라에 개들의 모습을 담으려다가 갑자기 무리를 이끌고 접근하는 개들을 보고서는 위험에 처함을 직감하고 살아야 겠다는 생각에 주변에 널려있던 뼈와 해골을 양손에 들고 조금씩 강가로 걸음을 옮겨 겨우 탈출에 성공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때에는 정말 저의 경험인것 마냥 긴장되어 손에 땀을 쥐게 만들더군요...
1995년 일본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옴진리교 사건(사이비 종교단체의 신도들이 도쿄 시내의 전동차 다섯대에 동시에 사린 가스 테러를 감행한 사건으로 약 5000명의 사람들이 병원에 실려 갔으며 12명이 목숨을 잃었던 사건)으로 이야기가 시작합니다. 이 종교의 교주인 아사하라 쇼코가 인도에서의 수행을 거친 다음 옴진리교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후지와라 신야의 이 인도 여행의 출발점이 되고 있는데요 아사하라 쇼코와 후지와라 신야 두사람은 똑같이 인도를 여행했지만 저자는 인도여행을 통해 인간의 삶이 지나치게 강조된 현대사회의 모습을 엿보았고 아사하라 쇼코는 인간의 의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망상을 선택했습니다. 아사하라 쇼코는 미나마타병으로 시력을 잃고 내적 불만과 우울증으로 국가에 대한 반감을 품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이 반감은 인도 수행을 통해 더욱 무서운 단계로 발전하게 되고 인도 사회가 추구하는 계급이라는 도구를 그의 종교에 적용했습니다. 같은 곳에서 이렇게 다른 생각과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여행전에 이미 생각의 틀이 정해져 버렸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동양기행으로 처음 알게 된 후지와라 신야의 황천의 개... 그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뛰어난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쉽게 읽을 수 있지만 그 속에는 사회의 단면들이 날카롭게 지적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제가 읽었던 여행 에세이 도서들과는 뭔가 특별한 느낌이 있습니다. 뭐랄까 철학이 닮겨 있는 글.... 눈으로만 보지 않고 가슴으로 느끼는 글... 후지와라 신야의 작품속 특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