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을 질주하는 법

빗속을 질주하는 법
가스 스타인 지음, 공경희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10월

철학자 개 엔조와 카레이서 데니가 펼쳐가는 레이싱&가족사랑 이야기...

빗속을 질주하는 법 이라는 책의 제목과 개가 나와있는 표지만 보고서는 소설이라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 막상 책을 펼쳐드니 하나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책은 지금까지 제가 읽어왔던 소설과는 조금 다르게 개(엔조)가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엔조는 천진난만하고 장난기 많은 개이지만 생각의 깊이가 자못 철학자 못지 않아 읽다보면 개라는 사실을 잠깐씩 잊어 버릴때가 있었습니다.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지 않아 이야기를 읽는 동안 가상의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읽었습니다. 그래야 엔조의 생각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에... 애완동물을 기르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 번쯤은 읽어보시라고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감성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자신의 애완동물을 진정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길...

제목을 보면 대강 알 수 있듯이 인생을 레이스로 비유하고 시련을 비로 표현하여 인생을 살면서 예상하지 못한 시련이 다가왔을때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라는게 이 소설이 이야기 하고 싶은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간단히 소설의 줄거리를 이야기해 보자면 이 책의 화자 엔조는 데니, 이브, 조위의 애완견입니다. 데니와는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몸짓으로만으로도 서로의 생각을 잘 알고 있습니다. 친한 친구사이에서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생각을 알 수 있듯이 말이죠... 엔조의 주인인 데니는 레이싱 전에 그 장소에 대한 사전 조사와 더불어 많은 실험을 해보고 실전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자신이 하는 일에대해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뜻하지 않은 이브의 죽음으로 인한 딸 조위의 양육권을 놓고서 이브의 부모 맥스웰과 트리쉬와의 다툼에서 많은 함정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부분을 읽는 동안에는 영화 아이엠 샘이 문득 떠오르더군요... 숀팬의 눈물나는 연기가 눈앞에 아른거리면서... 이브의 죽음으로 모든 일이 급작스레 진행되다 보니 데니는 딸을 지키기 위해 힘든 고난의 시간을 이겨냅니다. 조카 애니카를 이용하여 그를 성범죄자로까지 몰아 세우는 부분을 읽고는 조금 안타까웠지만 이보다 더한 일들도 실제로 일어나기에 그럴수도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엔조처럼 항상 옆에서 친구처럼 지켜봐주는 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누군가가 나를 지켜준다는 생각만으로도 험난한 인생을 살아가는데 용기를 주고 위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이야기 일수도 있겠지만 인생을 성공적으로 달리기 위해서는 운전기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정신력이 중요하고 자기 자신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는게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 싶은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화창한 날씨뿐만 아니라 빗속을 달릴 용기를 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