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의 섬 JGB 걸작선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 지음, 조호근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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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를 당한 채로 교통섬에 갇히게 됐다는 첫 부분에서 이제 주인공이 온갖 고난 끝에 여길 탈출하겠구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며칠 간 고군분투하는 장면은 애처롭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했는데 유머러스한 부분도 있었다. 이를테면 차를 태운 덕분에 남이 먹다 버린 샌드위치를 주워 먹고 만족감을 느끼는 부분. 작가가 상당히 시니컬한 성향이란 걸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이야기는 제인과 프록터를 만나며 급전진을 이루는데 이들의 도움으로 섬을 탈출하거나 아니면 그들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그들을 이용해 섬을 탈출할 줄 알았던 나는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도대체 탈출은 언제 하는 건가 하는 의문에 사로잡히며 제인 프록터 그리고 주인공까지 셋다 뭔가 정신 상태가 정상이 아니구나 하는 걸 느끼고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결말까지 다 읽고 보니 이 인물들이 왜 그리도 오락가락 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될 것 같다.
우리는 고독을 원하면서도 막상 혼자 있게 되면 외로움을 느끼고 사람을 찾아나선다. 그리하여 누군가를 만나면 처음에는 즐겁지만 시간이 갈수록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작가가 의도한 주제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내가 한 번 읽고 느낀 주제는 이거였다. 다음에 다시 한 번 읽어보면 어떤 점을 느끼게 될까.
읽기가 꽤나 난해하지만 다 읽고 나면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
번역은 대체로 나쁘지 않았으나 군데군데 부자연스러운 표현이 눈에 띈다. 나라면 이렇게 했을 텐데 하는 부분.
장르가 sf로 돼 있어서 선택한 책이었는데 책의 재미와 주제와는 별도로 다 읽고 나니 이게 왜 sf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우주 sf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니 그냥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장르 구분과 관계 없이 읽어볼만 한 책이다. 밸러드의 작품을 읽어본 것은 이게 처음이었고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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