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눈을 감으면
아네 비외른 지음, 김여진 옮김 / 책연어린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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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눈동자의 여자 아이가 한 손으로 왼쪽 눈을 가리고 반짝이는 물건들을 바라보는 것으로 시작하는 표지의 그림책.

왜 굳이 한 쪽 눈을 가려야만 했을까? 그리고 반짝이는 것들은 무엇을 의미할까 궁금증을 풀어내기 위해 한 장씩 펼치기 시작했다. 글자에 달려있는 실로 연결된 물건들. 과연 어떤 것일지 책을 읽으며 천천히 생각하게 되었다.

따뜻한 색감의 표지와는 사뭇 다르게 첫 페이지는 흑백으로 시작한다. 그것도 어두 컴컴하고 낡은 소녀의 방으로 말이다. 할머니가 알려준 비밀인 마법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흑백이었던 세상이 신기하게도  원래의 색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할머니와 함께 바라보는 아이의 세상은 다른 사람들 눈에 안보이는, 보물이 가득한 세상이다. 어쩌면 따스하고 온정적으로 모든 것을 지지해주는 할머니의 힘을 받고서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난민이 된 소녀의 가족, 피난을 가면서도 새로운, 그리고 따뜻하고 희망찬 눈으로 바라보는 소녀의 세상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시각과 시선에 따른 면모를 보여준다. 지은이는 아마도 그런 소녀가 바라보는 모습들을, 원래의 색을 갖춘, 본래의 세상 속 모습을 그려보이고 싶지 않았을까 생각해보았다. 

바다를 건너는 힘든 중에도 바닷 속 인어들을 보고 할머니와 엄마를 잃는 와중에도 어린 동생에게 슬퍼할 때는 아름다움과 빛, 희망을 보는 방법을 알려주는 주인공 소녀야말로 초 긍정의 인간일 듯 싶다. 마법의 눈으로 보는 방법은 그야말로 초긍정, 승화의 방법이 아닐까?

사람들에게 마법의 눈으로 보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따뜻하고 아름다울까? 나부터도 힘든 일이 있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나 스스로에게도 지쳐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차기 바쁜데 어린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어른보다 더 성숙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니 부럽기도 하고 반성되기도 하다.

아무쪼록 긍정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어린이로 성장시키고 싶은 부모, 지치고 힘들 때 시각의 전환이 필요한 모든 어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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