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과연 아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성인으로서의 롤모델이자 선망의 대상, 뭐든지 더 잘해내고 싶은 경쟁자로서의 존재가 아닐까 싶다. 몸집도 크고 수영도 잘하고 힘도 세지는 그런 존재말이다.아빠랑 노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다섯살 아이에게 갑잡스런 아빠의 죽음은 과연 어떤 상실과 의미를 지니는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봄꿈은 그런 책이다. 5.18 사건의 역사적 의의나 희생자들의 정신,민주화도 중요하지만, 어찌보면 가족의 한 부분을 잃어버린, 어린 아이들에게 주는 상실감을 대표하는 것이랄까. 아무것도 모를 것만 같은 다섯살 아이에게 아버지의 부재는 그 어떤 고통과도 견줄 수없는 슬픔이자 아픔일 것이다. 그 당시 언론탄압으로 인해 타지방 사람들은 518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채 평상시와 같은 삶을 무난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 당시의권정생 선생님은 아무것도 몰랐고 8년이 지난 후에야 접하게 된 사실에 대해 그림책의 주인공 천호군에게 편지로 어른들의 거짓말에 대해, 어른으로서 미안함에 대한 내용을 쓰고 그것을 고정순작가는 그림책으로 완성하였다.선명하지 않고 흐릿한 경계들이 어쩌면 희미해져가는 기억을 간접적으로 설명해놓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또렷하지 못한 그림에 평소 보던 그림책들과 달라 익숙하지 못했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는 작가의 마음을 헤아려보니 어쩌면 광주에 살고있는 나로서 좀더 주인공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더불어 어린 아이들에게 518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할 수있는 좋은 그림책이 될수 있겠다는 생각이다.